청와대가 후임 방송통신위원장을 내정하면서 당장 인사청문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국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이달 28일경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최종 임명까지 별 무리 없이 진행된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야당의 반대 강도에 따라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산업계에서는 균형감 있는 인물이 선임됐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15일 이 내정자를 발표하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명의로 내정을 즉시 철회하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내놨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초고속 정보통신시대에 구시대적 인물을 임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이라는 이 내정자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큰 무리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청와대에서도 이미 여러 후보와 접촉하면서 인사청문회 통과에 비중을 두고 결격 사유가 없는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등 야권의 정치 공세 수위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청문회는 재산 문제, 개인 비리와 같은 도덕성을 둘러싼 자격 시비보다는 주로 업무 추진 능력 등 정책 수행 역량에 맞춰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초고속인터넷도 없었던 시절에 정통부 차관을 역임한 자가 어떻게 정보통신 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하겠느냐”며 “구시대적 인물은 구시대적 사고를 낳고 결국 정보통신산업을 구시대적 산업으로 퇴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혜·불공정 인사라는 비난도 곁들였다. 이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학교 출신인데다 특정통신사(KT) 대표를 역임해 편파정책을 펼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이 내정자가 위원회 조직을 운영할 준비된 철학이 있는지, 산적한 현안과 방통위 과제를 제대로 이행할 역량과 구상이 있는지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산업계는 방통위원장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철저한 자격 검증이 필요하지만 근거 없는 자격 시비는 지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위원장 자질과 철학을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지만 본연 업무와 관련 없는 `무조건 막고 보자` 형태의 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전임 위원장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이미 행정 공백이 발생한데다 망 중립성과 뉴미디어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위원장 조기 선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빨리 위원장이 선임돼 밀린 현안에 처리속도를 높여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정책 전반이 방송과 정치권에 편중된 상황에서 보다 중립적인 인사가 내정돼 기대감이 크다”라며 “차기 정권까지 방송, 통신, ICT융합 전반을 아우르면서 균형감을 갖추고 다소 침체된 산업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후임 방통위원장에 정통 통신 관료가 내정된 데는 전 방통위 부위원장 및 전·현직 상임위원 등 내부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인사청문회는 인사 청문 요청과 국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오는 28일 전후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최시중 위원장 연임 인사청문회는 야당 반대 속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 임명절차가 진행됐다. 방통위도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꾸리는 등 인사청문회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