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파산 그림자 짙어졌다

엘피다 파산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채무 상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신용 등급이 하락했다. 회사채 가격도 급락했다. 일본 유일의 D램 업체 엘피다가 무너지면 한국에 상당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15일 일본 채권 시장에서 엘피다 회사채는 71엔에 거래됐다. 하루 전보다 12% 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급락 배경은 엘피다의 분기 보고서 발표 후 내려진 신용 등급 하락이다.

14일 엘피다가 제출한 분기 결산 보고서에는 `기업 지속과 관련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란 내용이 들어 있다. 경영에 심각한 변수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그 실체는 채무 상환 불가능이다.

엘피다는 과거 보고서에 있던 “경제산업성 및 은행의 채무 연장 협의가 3월 말까지 해결 가능하다”는 항목을 취소했다. 대신 공적 자금 상환 기간이 4월 2일이라고 명시했다.

업계에서 떠돌던 채무 불이행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신용평가사 일본등급연구소는 보고서를 검토한 뒤 엘피다 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15일 도쿄 증시에서 엘피다 주가는 14% 이상 하락했다.

엘피다는 2009년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대규모 은행 차입도 같은 시기 이뤄졌다. D램 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엘피다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8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엘피다가 공적 자금 상환 연장에 실패하면 4월 초까지 2조원이 넘는 부채를 갚아야 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