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에 반발하는 정부 부처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중앙청사에서 주재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선거철을 앞두고 선심성 입법과 공약이 남발돼 정책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고 있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연구기관에 따르면 기업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공약 남발이 경기활동을 왜곡하고 위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며 “재정 부담능력을 넘어서는 복지공약에 국민 우려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투자나 건전한 소비활동을 왜곡하는 무책임한 공약에 철저한 분석과 대응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정치권 공약에 대차대조표를 따지고 지속가능성을 점검해 결과를 정치권에 전달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에는 “우리 경제의 기존 성장전략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더 멀리 보고 신중히 판단해 한미FTA가 차질없이 발효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각별한 협조가 절실하다. 각 부처도 곧 개시될 한중FTA 협상 등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동향에 대해선 긍정적인 징후가 있지만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지난 8일 6개월 만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것에 대해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유지된 것”으로 평가하고 “한국 국채의 CDS 프리미엄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미국과 유럽의 신용등급 불안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국내적으로 최근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다소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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