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한국과 중국 제품이 몰려온다.`
16일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과 중국 대기업 현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게임까지 다양하다. 공통점은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이다.
가장 활발한 분야는 전자 업종이다. 한국 삼성전자와 중국 하이얼이 대표주자다. 삼성전자는 TV, 하이얼은 냉장고와 세탁기가 주력 제품이다. 과거에는 두 회사 모두 일본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일본시장 공략 첨병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고급형 LCD TV다. 내년에 제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일본 TV시장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로 일본시장에서 처음 거둔 성공이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가 디지털 TV 점유율 20%를 웃도는 1위 업체로 소니나 파나소닉보다 앞서 나간다고 전했다.
하이얼은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고급 백색가전시장에 정면 도전했다. 지난해 인수한 산요 백색가전 브랜드 `아쿠아(AQUA)`를 활용해 올해 냉장고와 세탁기 등 60종 이상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이얼은 15일 도쿄에서 전략 발표회를 갖고 올해 500억엔(약 72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발표했다. 나카가와 요시유키 하이얼 일본 판매법인 대표는 “2015년 일본 백색가전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 대표 산업인 자동차 시장에도 한국 현대자동차가 도전장을 냈다. 이 회사는 트레일러와 대형 트럭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승용차 판매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000년 일본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09년 철수했다.
한국 자동차 부품 1위 현대모비스도 닛산자동차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 최대 업체 넥슨은 게임 왕국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니혼게이자이는 “한중 글로벌 기업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까지 갖췄다”며 “일본 업체의 철옹성이던 내수 시장에 변화와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또 “일본 기업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무역 수지 악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냉장고 세계 시장 점유율(2011년 판매 대수 기준, 단위:%)
자료: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디지털 TV 세계 시장 점유율(2011년 1∼9월 판매 금액 기준, 단위:%)
자료:디스플레이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