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피해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8454건에 달했던 피해 신고 건수가 2010년 5455건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8244건으로 증가했다. 피해 금액도 2009년과 2010년 621억원, 554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일부터 이 달 9일까지 신고된 보이스 피싱 관련 신고 건수가 348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 한 해 동안 신고된 3352건보다 많다.
보이스 피싱은 사기 수법도 다양하다. 경찰과 검찰 등 사법기관을 사칭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은행, 금감원 등 금융기관으로 속이기도 한다. 반면 우체국을 사칭하는 수법은 크게 감소했다. 보이스 피싱이 등장한 초기 2007, 2008년에는 우체국을 사칭하며 우편물이 반송됐다고 속여 사기행각을 벌였으나, 우정사업본부가 2009년 보이스 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크게 줄었다. 우정사업본부의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현황`을 보면 지난해 피해 예방 건수는 231건으로 모두 34억원의 금융 피해를 막았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에도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대포통장 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해 지급정지 이력 고객에 대한 계좌개설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우체국금융의 사전대응 조치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공인인증서 발급 및 사용절차를 강화하고 300만원 이상 고액 계좌이체는 10분 후에 인출이 가능하도록 제한한다. 통상 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의 경우, 이체 건수의 84%가 300만원 이상의 고액이기 때문이다. 대국민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활동도 강화한다. 경찰과 공동캠페인을 전개하고 신종 사기사례도 적극 홍보한다. 또 취약계층과 농어촌 등을 중심으로 피해 예방법 교육도 진행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전화로 개인정보나 계좌번호,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물어보면 보이스 피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사기전화를 받으면 경찰(112) 등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