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테크2012, 나노산업 현주소는 `상용화`

나노테크2012 전시회 참관객들이 한국관에서 나노기술 적용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나노테크2012 전시회 참관객들이 한국관에서 나노기술 적용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세계 최대 나노기술 전시회 및 콘퍼런스인 `나노테크2012

나노테크2012 전시회 참관객들이 한국관에서 나노기술 적용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가 열리는 일본 도쿄의 빅사이트 전시장은 상용화에 한발 다가선 일본 나노산업의 현주소를 실감케 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이 전시회는 지난해 일본 지진 사태이후 빅사이트에서 열린 행사 가운데 규모면에서는 최대다. 나노전시관은 전년에 비해 50여개 가량 늘어난 총 802개사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다. 참관객도 5만여명을 넘어섰다. 탄소나노튜브(CNT) 기술 소개에 집중됐던 예년 전시와 달리 나노 기술을 활용한 응용 제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나노 제품을 측정·계측하는 장비도 대거 등장했다. 일본 측정기기 전문업체인 키엔스가 광학 측정 장비 시리즈를 내놨고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인 아드반테스트도 나노 계측 관련 장비를 전시하면서 나노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대규모 수(水)처리 테마관을 별도 운영, 나노 시장에서 물 산업이 부상한 것도 주요 변화의 하나다. 홍순형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MD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CNT가 ITO를 대체하거나 복합소재화되는 상용화가 급진전되고 있고 수처리 기술도 우리나라를 크게 앞질렀다”며 “우리도 기초연구에만 머물지 말고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연구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관에는 바이어들의 문의가 쇄도하면서 한국 나노기술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생활화·상용화로 무게중심 이동=일본 나노 대기업들은 이번 전시회 주테마인 `라이프&그린나노`에 맞춰 나노기술이 녹아든 실생활상과 나노기술 기반 자원 재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후지필름은 `나노테크 가든`을 테마로 나노기술이 녹아든 생활용품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렸다. 미쯔비시는 노화된 피부를 재생하는 화장품 등 나노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제품들을 집중 소개했다.

나노기술을 적용한 실제 제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일본 엘마르코는 나노파이버를 뽑아내고 곧바로 나노직물을 만들어내는 장비를 선보였다. 섬유에 높은 전압을 걸자 거미줄같은 나노파이버가 흩어지고 이를 뭉쳐서 축출하는 공정이 솜사탕을 만드는 것과 유사했다. 엘마르코는 나노직물를 이용한 이차전지 분리막과 아웃도어 등을 함께 내놓고 응용성을 강조했다.

그린켐은 극소량의 금만으로 전기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골드나노코팅 기술을 내놨다. 이 회사는 30나노 크기의 플라스틱 구에 금을 나노코팅해 50나노 크기의 전도성 높은 구체를 생산하는 과정과 이를 적용해 휠 수 있는 전기기판도 함께 공개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유니젯이 나노잉크로 PCB에 전기회로를 프린팅할 수 있는 나노인쇄기 `PCB젯`을 전시,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기술 문의를 받았다.

◇모바일·디스플레이 적용기술 봇물=나노 산업에도 모바일 열풍이 거셌다. 일본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지문이나 먼지가 쉽게 제거되는 나노코팅 제품들을 다수 전시했다.

국내 나노기업인 쎄코는 자사 나노코팅이 실제 적용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외장제를 전시했다. 도은은 안경 렌즈나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초발수 코팅 기술을 전시했다. 디스플레이 관련 특화 기술도 인기를 얻었다. 일본 캐미웨이는 나노 패턴이 새겨진 투명 디스플레이 빛반사 방지 필름을 내놨다. 국내 업체인 나노브릭은 전기나 자기를 가하면 색깔이 변화하는 색가변 나노소재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 주재현 사장은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풀컬러 e북이 가능하다”며 “열띤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조진우 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나노소재연구센터 센터장은 “스마트폰 열풍이 나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나노 코팅을 중심으로 한 관련 응용기술이 대거 등장했다”며 “나노 기술이 특정 산업분야에서는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앞으로 적용 산업 발굴에 비중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일본)=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