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태양광, 살아날 수밖에 없는 이유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고 발표한 지 열흘이 지났다. `캐시카우` 웅진코웨이를 누가 사갈지 분석과 추측이 쏟아졌다. 웅진코웨이만큼 유명세를 탄 게 태양광이다. 웅진그룹은 “매각 자금을 활용해 그룹 재무구조를 공고히 하고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기자수첩]태양광, 살아날 수밖에 없는 이유

`과감한 승부수`와 `무리수`라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태양광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어떤 업체는 `태양광이 미래`라는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웅진이 재차 확인해 줬다고 반응했다.

세계 태양광 시장에도 최근 훈풍이 불고 있다. 1년 가까이 폭락한 제품 가격이 한 달 넘게 오름세다. 15일 기준 폴리실리콘은 지난주와 동일한 ㎏당 31.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요지부동이니 제품 가격도 큰 변화는 없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가격 폭락으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구조 탓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이 `너무 빨랐던 게` 문제였을 뿐 보급 확대 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는 2010년 대비 70% 늘어난 27.7GW 태양광설비가 설치됐다. 수요가 줄어든 게 아니라 공급이 너무 많았다는 분석이 옳았다.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만큼 올해 시장 전망은 밝다. 보조금 축소 우려로 지난해 말 독일 등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 재고도 적정수준에 다다랐다. 일본 수요에 거는 기대도 크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일본에서 2GW 수요가 예상되며 그 중 절반은 해외 업체, 특히 우리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뿐만이 아니다. 응용분야 확대 범위가 무궁무진하고, 효율 제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태양광은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온난화 대응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미래가 밝다. 오늘을 꿋꿋이 버티는 기업은 훗날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다. 태양광이 `캐시카우`로 불리는 시기도 머잖아 도래하지 않을까.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