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공포에 빠진 日 이통 업계

연이은 대규모 장애로 일본 이동통신 업계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스마트폰 시대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탓이다. 내로라하는 이통사 경영진이 고객에게 머리를 숙였고, 정부는 강력한 행정지도 의사를 밝혔다.

올해 들어 발생한 이동통신 장애만 벌써 5건이다. 새해 첫날부터 NTT도코모 메일 서비스가 중단돼 26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1월 25일에는 NTT도코모 고객 250만명이 네 시간 넘게 데이터 통신은 물론이고 음성통화마저 이용하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는 KDDI에서 장애가 이어졌다. 9일 130만명의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이 끊기더니 11일에는 무려 615만명이 세 시간 이상 휴대폰 메일을 주고받지 못했다. 지난달 25일에도 8만명이 고생했다.

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일본 총무성은 3만명 이상 이용자가 두 시간 넘게 장애를 겪으면 `중대 사고`로 규정한다. 2012년이 이제 50일 지났는데 중대 사고 피해자는 벌써 1260만명이 넘었다.

2011년 한 해 동안 피해자가 500만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다. 피해자 200만명 이상의 대형 사고만 벌써 세 건이다. 작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원인은 이통사의 스마트폰 대책 미비 때문이다. 스마트폰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동통신 업계가 스마트폰 시대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많은 고객이 피해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역시 “미국과 유럽 이통사는 휴대폰 업체 및 소프트웨어 업체와 일찌감치 협력했지만 일본은 방만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며 “스마트폰 성장세를 감안하면 더 큰 위험이 잠재돼 있다”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2012년 일본 이동통신 장애 현황(단위:명)

자료:니혼게이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