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는 카드 결제방법은 없을까.`
하렉스인포텍(대표 박경양)이 신개념 모바일결제서비스 `유비페이`를 개발하게 된 동기다. 유비페이는 카드를 발급받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통신기능을 이용해 직접 승인하는 서비스 구조다. 결제와 승인업무 주체를 가맹점 단말기가 아닌 고객 스마트폰으로 바꿔 놓았다. 서비스는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에도 소개됐다. 카드 결제관행을 직불카드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 방식을 적용한 모바일 직불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서울 교대역 주변에서 유비페이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한다=휴대폰을 매개로 한 모바일 카드결제는 1990년대 말부터 다양하게 시도됐지만 매번 확산에 한계를 보였다. 회사는 그 배경을 기존 플라스틱 카드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찾았다. 일부에서 모바일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동글(카드리더)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소비자나 가맹점에 새로운 가치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바일카드 결제 인프라가 구축돼도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히려 현재의 모바일카드는 레스토랑에서 결제하려면 휴대폰을 직접 줘야 해 불편할 수 있다고 봤다.
하렉스인포텍은 해법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경험(UX)`에서 찾았다. 모바일카드 발급매체인 스마트폰과 앱을 결합해 스마트폰을 결제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면 기존 결제방식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양한 결제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앱으로 자기승인 결제=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상용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새로운 방식은 은행·카드 등 금융기관과 고객이 직접 결제 방식으로 금융결제서비스(VAN)업체가 해오던 인증을 금융기관 인증체계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다. 금융기관은 안전한 서비스에 도움이 돼 고객단말기에서 직접 인증하는 것에 공감했지만 그 과정을 하렉스인포텍을 거쳐서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회사는 금융기관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서비스 개발에 매진했다. 기존 기술에 인수합병(M&A)으로 확보한 특허와 사업권을 바탕으로 모바일안심결제서비스(유비페이)를 완성했다. 가맹점에서 고객 휴대폰으로 결제청구 정보가 전송되고 동시에 휴대폰 번호와 매칭된 계좌를 이용해 고객이 은행과 직접 이체승인을 처리하는 모델이다. 처음에는 가입자인증모듈(USIM)에 발급하는 모델로 개발했으나 스마트폰 등장 후에는 앱 형태로 발급하는 앱카드 방식을 채택했다. 앱카드는 USIM에 카드를 신규로 발급하는 불편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미 발급한 플라스틱 카드를 금융기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등록한다. 필요시 언제든지 회원가입 및 카드등록이 가능해 편리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 보안성 심의를 통과했다. 11월에는 신세계몰과 톡톡신세계앱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비씨·KB·현대카드와 사업 제휴를 했고 6개 시중은행은 회원제 인증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확산 가능성 확인한 `시범사업`=회사는 지난해 말 오프라인 시범사업지로 서울 교대역으로 정했다. 현지 커피전문점·레스토랑·호프집 등을 대상으로 제공할 결제서비스를 설명하고 협의를 거쳐 적합한 서비스를 정했다. 예컨대 커피전문점에서는 판매시점관리(POS)결제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사전 주문결제를 하고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는 `스마트 오더(주문)`방식을 추가했다. 레스토랑에서는 테이블결제를 도입했다. 회사는 시범사업을 위해 POS시스템을 개발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과 QR코드를 이용한 결제가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는 시범사업 중간평가에서 `매우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 26일 5곳에서 시작한 가운데 1월에만 2500건 이상 결제가 이뤄졌다. 커피전문업체 대표는 “프로모션 차원에서 도입했는데 반응이 놀랍다. 커피를 주문하다가 유비페이 소개 내용을 보고 앱을 다운로드해 현장에서 주문과 결제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문과 결제 시간도 줄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달 말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이후 문제점을 개선하고 멤버십·쿠폰 사용이 가능한 복합결제서비스를 출시한다. 박경양 대표는 “유비페이는 가맹점에서 어떤 결제 방식이나 수단을 선택하든 고객에게 똑같은 결제화면을 제공하며 비밀번호 하나만 입력하면 되는 간편함이 장점”이라며 “카드와 직불을 하나의 결제망으로 제공하는 최초의 모바일 결제로 온·오프라인 결제 구분을 없애는 새로운 결제망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미니인터뷰-김태용 하렉스인포텍 실장
“모바일카드가 결제단말로 이용된다면 안전한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김태용 하렉스인포텍 실장은 유비페이 서비스 강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 실장은 “60년 넘게 결제 방식에 변화가 없었다. 현재의 모바일카드도 마그네틱선(MS)을 긁다가 IC칩 터치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새로운 결제 패러다임을 찾았다”고 회사 서비스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인식이다.
김 실장은 “이미 모바일카드 발급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서비스 개발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MS카드를 긁고 사인을 해온 경험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비페이는 온·오프라인 어느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것입니다. 앱을 이용한 결제이므로 모바일 쇼핑에 적합합니다. 앞으로 다양하게 등장할 모바일 사업자들이 쉽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결제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NFC 등장으로 멤버십·쿠폰을 활용한 결제가 더욱 활기를 띨 것입니다.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방식인 `월렛(Wallet)`과 이용하는 `지불(Payment)`을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게 되는 게 미래 결제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