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라믹기술원은 민생에 도움되는 실용적인 연구가 목표입니다. 고용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개발(R&D)이 과학자의 소명입니다.”
김경회 한국세라믹기술원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지난 세라믹 아트앤테크놀로지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무당벌레`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이는 콘덴서, 광섬유 등을 연결해 사람이 다가가면 빛을 내는 기술이 적용된 `테크아트`다.
“민생에 다가간 R&D를 하려면 대중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휴대폰, 에어컨도 디자인 등 예술과 만나야 마케팅이 되는 것처럼, 기술도 융합으로 시너지를 내야 합니다.”
김 원장은 KIST 연구원으로 시작해 대학 강단에 섰고 이후 벤처회사를 경영하기도 하는 등 이력이 다채롭다.
그는 “벤처하면서 영업도 많이 다녀봤는데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이렇게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기술에 대한 대중성을 높이는 동시에 민생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자의 연구기관”이라고 말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지난 2000년 정부 조직에서 정부 출연기관으로 전환해 10년 간 국내 세라믹 분야를 대표하는 종합연구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2009년부터 독립 기관으로 새롭게 출발, 3년 간 기능과 사업의 확대, 조직 정비 등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세라믹 분야 종합연구기관으로 한 차원 높게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한국세라믹기술원이 나아갈 중심 방향은.
▲2012년은 정부출연연 개편, 지방이전 본격화 등으로 어느해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다. 기술원의 올해 경영목표는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기술원의 핵심기능인 R&D와 정책지원 예산, 인력 등의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질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내부 경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한다.
또 세라믹 분야 허브기관으로서 그동안 포럼 운영 등을 통해 세라믹 분야 산·학·연·관과의 `소통`을 강화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다양하면서도 실질적인 `협력`으로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경남 진주 이전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신청사 착공 등의 외적인 준비는 물론이고 이전 이후 동남권 세라믹산업 육성, 수도권 등 전국 세라믹 산업계 지원 등 내실을 기하는 준비도 병행해 추진하겠다. 진주에 우리 기관이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게 숙제다.
-질적 성장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입니까.
▲질적 성장이 되려면 그냥 R&D가 아니라 색깔 있는 R&D를 해야 한다. 지난해 말 연구센터별로 수립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기반으로 한 원천기술 확보형 R&D 정책연구 그리고 세라믹산업의 육성에 필요한 정부의 정책 수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 사업에 대한 정부출연금 배분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했다. 올해 충원될 신규 인력도 두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올해부터 정부 출연연 개편 추진, 국과위 본격 운영 등 국가 R&D 환경이 대폭 변한다. 세라믹기술원도 이에 대처하고자 현재 정부 출연연과의 차별화된 중장기 R&D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산, 조직, 평가 등 내부시스템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R&D의 질적향상을 위한 시스템은 무엇인가.
▲지난 3년간 BSC를 도입해 조직 역량을 강화해 왔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평가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연구수주, 논문 게재, 특허 출원 등 단순 양적 목표 달성을 중요시했던 기존 평가 제도를 논문 인용, 국제특허 등록, 기술료 등 질적 목표 위주로 점진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조직 중심의 BSC 평가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조직 단위의 협업을 통한 대형 융·복합 R&D 과제 추진 및 탁월한 연구성과 창출을 계속 유도해 `강소형 연구소`를 지향한다.
-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업계와 정부를 연결하는 구심점이다.
▲`KOREA 세라믹신성장포럼` 운영 내실화, 지역별 세라믹센터들과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국내 세라믹 분야 산〃학〃연〃관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세라믹 분야 정책 제안을 하는 한편 산업계를 대상으로는 효율적인 지원 활성화 등이 당면과제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남 진주에 신청사 건축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와 병행해 진주본원, 이천분원, 서울사무소 등 지역거점별로 특화된 역할과 기술원 차원에 유기적인 연계 전략을 잘 정립하는 것이 숙제다. 기술원의 새로운 도약과 국내 세라믹산업 발전에 효율적으로 기여하는 계기로 활용해 나가겠다.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첨단 세라믹에 특화된 R&D, 기업지원 등 신규 사업 기획 및 추진을 통해 국내 첨단세라믹산업 육성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라믹 분야 산〃학〃연〃관 및 KOREA 세라믹신성장포럼과 협력해 첨단세라믹에 특화된 R&D 사업을 기획하고 내년 예산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기술원과 세라믹 분야 지역거점기관들이 협력해 각 기관들이 보유한 인프라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전국의 세라믹 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해 지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
또 경남 진주로의 이전에 대비, 기술원의 세라믹 분야 핵심역량을 경남권의 기계, 우주항공 등 전략산업에 연계할 계획이다. 유리, 탄화규소같은 첨단세라믹섬유를 실용화하는 센터 설립, 장비 구축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기관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세라믹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해 기술뿐 아니라 경영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세라믹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을 올해 확대 실시한다. 이 사업에는 연구원 역량 강화 및 동기 부여를 위해 자체적으로 우수 연구원을 선발해 해외 연구소에 파견을 보내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한다.
또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저개발국 대상으로 세라믹을 활용한 적정기술인 정수기 개발, NGO 등과 협력하여 보급하는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을 시범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전통과 첨단을 아우르는 세라믹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기술을 대표하는 기술이다. 세라믹을 활용한 적정기술 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격 제고는 물론 중소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과학자 출신의 원장으로 재임기간 포부가 있다면.
▲`진정성`에 대해 늘 생각한다. 과학자로서의 진정성은 뭔가. 실용적인 연구를 하는 것이다. 민생에 R&D 기술료만 요구하지 말고 스스로 얼마나 가치창출을 하고 고용을 늘렸는지 반성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현재 세라믹기술원장으로서 나라살림을 맡고 있고 사회가 날 키워줬다. 그렇다면 사회에 환원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세라믹기술원의 진정성이 업계에 전달돼 그 경제적 효과가 국민 대다수에게 돌아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자 세라믹기술원이 나아갈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김경회 원장 프로필
△1956년생
△학력사항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화학공학 석사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경력사항
-1983~1986년 KIST 연구원
-1986~1990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과 조교
-1992~1993년 서울 시립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과 강사
-1992~1995년 KIST 선임연구원
-1995~2008년 대구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1996~1998년 중소기업청 대구경북지방 기술지도위원
중소기업청 대구경북지방 기술경쟁력평가위원
-1997~1999년 환경청 대구경북지방 심사위원
-2000~2002년 경북테크노파크 운영위원
-2001~2008년 EnBC 폴리텍(주) 대표이사
-2002~2007년 산업자원부 중기거점사업 운영위원
-2003~현재 한국공업화학회 공정분과임원
-2004~2006년 환경관리공단환경기술평가 심의위원
-2007~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과학기술 정책특별보좌역
-2008~2008년 엔비씨기술연구소장
-2008~2009년 요업세라믹기술원장
-2009~현재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