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오라클이 시스템 사업 반전을 노리며 야심차게 출시한 `스팍 T4 서버`가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년 내 서버 성능을 40배 늘린다는 로드맵에 따라 진행했던 집중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9일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엔시스 등 한국오라클 총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부진했던 오라클 시스템 판매 실적이 최근 4개월 사이 급격히 향상됐다. 스팍 T4 서버 출시가 시장흐름을 바꾸면서 이뤄진 성과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측은 “오라클 시스템 사업 매출 절반 이상이 T4 서버일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T4 서버 50여대를 판매했다.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HP와 한국IBM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영업 담당자 얘기다.
LG엔시스도 같은 입장이다. 정확한 매출 상승폭을 밝히긴 어렵지만 최근 T4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기존 제품으로는 유닉스서버와 경쟁이 어려웠지만 이제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출시될 오라클 신제품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10월, 11월 대비 12월과 올 1월 T4 서버 판매가 2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확보한 고객사만 100곳 이상이다. 이런 성장세는 올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팍 T4 서버는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 과정에서 약화됐던 시스템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 만에 출시한 야심작이다. 공인 장비시험평가(BMT)에서 IBM 파워7과 HP 슈퍼돔2 성능을 크게 앞섰다.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운용체계(OS) 솔라리스11을 탑재했으며 빠른 업그레이드와 리부팅 속도가 장점이다.
세계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아 퀄컴과 에머슨, 모토로라솔루션즈 등 글로벌 통신, 제조, 금융 기업들이 채택했다. 세계 10대 통신사 모두가 도입할 정도로 널리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정병선 한국오라클 제품세일즈 부장은 “타사 유닉스서버 대비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객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올 하반기 하이엔드급 T5가 출시되면 더 폭넓은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