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실리콘 전자소재 기업인 독일 바커그룹이 다음 달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우리나라가 전자산업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바커그룹은 다음 달 경기도 판교에 전기전자·자동차 등 산업용 첨단 실리콘 소재 글로벌 R&D센터를 개설한다.
신설 R&D센터는 중국을 제외하고 바커가 아시아 지역에 설립하는 첫 전자재료 연구소다. 바커 관계자는 “이번 R&D센터는 본사가 직접 결정해 투자하는 아시아 지역 최초 첨단소재 연구소”라며 “한국시장에 그만큼 역점을 두고 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판교 R&D센터는 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LED)·광학·전자회로·반도체 공정용 첨단소재를 중점 개발할 예정이다. 또 친환경 자동차용 고효율 실리콘 호스 소재 및 커넥터·에어백 소재를 연구할 계획이다. 이 밖에 고강도 플라스틱 강화 실리콘 첨가제와 스판덱스 첨단 섬유 등 기타 첨단 산업 소재도 만들어내기로 했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바커그룹은 지난 1914년 설립된 글로벌 종합 화학소재 업체다. 전기전자·자동차·건축 산업 등에 소요되는 기초 소재를 생산하며 지난 2010년 기준 연매출 약 7조 3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소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바커케미칼코리아는 지난 1992년 진출한 뒤 울산·진천 등지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며 아시아 지역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했다. 세계 반도체 업계 선두인 한국에서는 다우코닝과 함께 실리콘 웨이퍼 시장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