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캠프가 IT산업 메카인 실리콘밸리에 세워졌다. 이번 대선에서 IT가 또다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케이티 호건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페인 언론담당관은 20일 CNN과 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실리콘밸리라는 IT 집단에 속한 지원자들이 한 데 뭉칠 수 있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IT를 활용해 우리의 캠페인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기술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엔지니어와 소셜미디어를 다루는 데 능숙한 전문가를 우선 선발할 예정이다. 호건 언론담당관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기발한 생각을 하는 사람과 이를 창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관건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이런 인력이 집중돼 있다”며 캠프를 세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선거 전문가들은 다가올 대선에서 데이터 분석 등 IT가 기반이 돼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기기가 대선의 주된 흐름을 이끌기 때문에 유권자를 타겟팅(목표)별로 나눠 메시지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오바마 선거 캠프에서는 쓰일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A/B 테스팅 방식이다. 이 테스트는 `버락오바마닷컴`에 방문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어떤 그림과 메시지를 노출하느냐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벤처인 옵티마이즐리가 개발한 이 기술을 최근 캠프가 샀다. 댄 시로커 옵티마이즐리 최고경영자(CEO)는 “오바마 캠프는 자신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확실한 기반을 잡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이 분석은 새로운 선거 전략을 가능케 할 것이다”고 말했다.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캠프 블로그를 담당했던 디지털 분석가 샘 그래험펠슨은 “오바마는 거대한 모니터를 통해 최고 분석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을 구성할 것”이라며 “웹 사이트 내에 있는 기부금 버튼의 색상까지 고려하는 면밀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펠슨은 “`지금 즉시 기부(donate now)`와 `기부를 부탁한다(donate please)` 간의 모금 금액 차이는 무려 7500만달러에 달한다”면서 “모든 것은 엄격하고 과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