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국내 건설경기가 활성화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빌트인 가전 업체들이 일반 소비자 시장(B2C)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엌 가구 업체들과 제휴를 맺거나 일반 소비자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빌트인 가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밀레코리아 등 국내외 빌트인 가전 업체들이 건설사 위주 영업에서 B2C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번에 수백대를 공급할 수 있는 건설사 영업보다 매출 비중은 작지만 건설 경기가 워낙 좋지 않고,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빌트인 가전사들은 B2C 시장에서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 체험 매장을 운영하면서 제품과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운영하던 `시스템 하우젠 갤러리`를 `삼성 솔루션 전시장`으로 바꾸고 빌트인 가전·시스템 에어컨·홈 네트워크 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다양한 빌트인 가전뿐만 아니라 요리 시연회, 쿠킹 클래스 등 행사도 진행한다. 삼성전자의 첨단 홈 네트워크 서비스도 함께 구현해 빌트인 가전 수요 잡기에 나섰다.
LG전자는 `디오스 인 갤러리`를 LG전자의 빌트인 가전뿐만 아니라 한샘, 휘슬러 등 고급 주방용품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꾸몄다. 일반 가전제품과 주방용품을 함께 전시해 빌트인 B2C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를 노렸다.
밀레코리아는 역삼동 전시장에 복합 체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2~3회씩 고객 초청 쿠킹클래스나 바리스타 교육 등 문화강좌를 개설하거나 주부들 모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개방·운영하고 있다.
윤일숙 밀레코리아 마케팅팀장은 “건설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개인 소비자에게 빌트인 가전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고급 아파트 옵션 개념이던 빌트인이 소비자가 직접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 하츠는 `가전명품관`을 통해 자사 빌트인 가전을 비롯해 이탈리아 최고급 주방용 후드인 엘리카 후드를 전시, 빌트인 B2C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방가구 업체들과 시너지도 모색하고 있다. 주방가구와 빌트인 가전을 전략적으로 함께 배치해 제품 노출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빌트인 가전사들은 주방가구 기업인 한샘, 에넥스, 포겐폴 등과 업무 제휴를 맺고 빌트인 가전을 공급하고 있다.
밀레코리아는 역삼동 전시장에서 매월 1~2회씩 다양한 강연을 개최해 빌트인 제품과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요리계의 `빅마마`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이혜정 씨를 초빙해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는 모습.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