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란 농번기에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만든 조직 혹은 방식이다. 두레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품앗이가 있다. 두레는 마을 단위로, 품앗이는 일 대 일로 노동력을 교환하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두레를 비롯해 품앗이는 십시일반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상호 보충하는 것으로, 협력과 상생을 중시한 미풍양속이다.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으로 지칭해도 모자람이 없다. 두레는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자원인 농경 사회에서 처지가 비슷한 사람 간 더불어 사는 문화이자 유대와 결속으로 공동체라는 일체감을 다지는 매개체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전통문화나 생활양식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경쟁이 미덕으로 간주되며 상호 이해와 나눔의 두레라는 개념조차 잊혀지는 듯하다.
이런 가운데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중심이 돼 옛 두레처럼 공동이익을 도모하는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 보완 대책으로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발표가 계기가 됐다.
한국SW산업협회가 PMO전문기업협의회를 발족한 데 이어 한국SW전문기업협회가 PMO 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은 컨설팅 및 감리 전문 회원사의 프로젝트 관리전문가 풀(Pool)을 만들 예정이다.
중소 SW기업 간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를 위한 첫 걸음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참여자가 배타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면 마찰과 갈등을 유발할 뿐이다. 합의와 질서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속담처럼 옛부터 우리는 부족하더라도 항상 나눴다. 우리에겐 두레나 품앗이와 같은 나눔 DNA가 존재한다. SW기업의 공동 행보가 상생을 넘어 SW산업 발전을 위한 울타리가 되길 기대한다.
김원배 IT융합팀장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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