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일단락 이후 대비하라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시작한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속도가 더뎌지고 증시도 2000선을 중심으로 횡보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다. 증시전문가들도 증시의 소강국면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22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원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유입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2300억원가량 순매수 했지만 이달 초 하루에 4000억~1조원까지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8월 유럽재정위기 이후 빠져나갔던 유럽계 자금이 대부분 유입되면서 외국인 자금 중심의 유동성 장세가 일단락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 자금이 6조원가량 유입되면서 증시는 100포인트 가량 상승했고 2월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넘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1월중순부터 시작된 단기랠리가 2050선을 정점으로 속도조절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증시에 몰고온 바람이 잠자던 주식을 깨웠지만 이제 바람이 지나가고 주식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데다 유로존이 이달말 2차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고, 미국도 3차 양적완화를 준비하고 있어 유동성 공급 요인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 노출된 재료는 더 이상 증시를 이끌 재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각국이 추가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이미 시장에 상당히 반영됐다”며 “시중에 유동성이 너무 많다는 점에서 새롭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증시의 속도 조절에 따라 업종별 투자전략 바뀌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최근 증시가 오르는 과정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그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시장을 이끌면서 소외됐던 중소형 전기전자, 음식료, 섬유, 유통업종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유동성장세 이후 시장 관심이 다시 기업 이익과 주식 가치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측면에서는 IT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 음식료 업종이 2분기까지 이익률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주가가 저평가된 자동차, 자동차 부품, 유통 업종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6주간 외국인 자금 순매수 추이 (단위 백만원)

유동성 장세 일단락 이후 대비하라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