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따라잡기]광고에 등장한 `바보`

통신사 광고에 난데없이 바보들이 등장했다. 최고 품질을 위해 같은 실험을 미련하게 반복하며 `바보` 소리를 듣는 사람들, 바로 SK텔레콤의 SD(Smart Device)보증팀이다.

[트렌드따라잡기]광고에 등장한 `바보`

SK텔레콤은 최근 시작한 4G LTE 광고에서 같은 문자만 수만번 보내는 바보, 같은 인사만 수천번 반복하는 바보 등 다양한 바보들을 소개한다. 자사의 명품 서비스가 바보들의 끊임없는 테스트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다.

광고는 딸 밖에 모르는 아버지를 이르는 애칭인 `딸바보`처럼 최고 품질을 위해 실험을 반복하는 직원들을 바보라고 칭하며 보이지 않는 노력과 진정성을 전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통화 품질은 전 세계 1위로 유명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강남역 한 가운데서, 뜨거운 환호성으로 가득 메운 야구장에서도 이용자들은 끊김없이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품질 서비스는 통신사의 혹독한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SK텔레콤은 최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5만5000회 실험을 반복하는 SD(Smart Device)보증팀을 운영하고 있다. SD보증팀은 단말기 출시 전 수천, 수만 가지 테스트를 통해 통신망에 부담을 주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현상을 찾아낸다. SK텔레콤 통신망에서 단말기가 잘 작동하도록 해 고객이 최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SK텔레콤이 진행하는 테스트 항목은 스마트폰 기준으로 적게는 5000개에서 많게는 1만개에 이른다. 단말기 기능이나 서비스에 따라 평균적으로 5500개 정도 테스트를 진행한다. 최근 한 단말기는 총 11만번 테스트를 받았다.

새로운 테스트 단말기가 도착하면 안테나부터 배터리까지 꼼꼼하게 검사한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50도까지 고온과 저온을 왔다갔다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단말기 오작동을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

실제 생활 환경에서도 직원들이 직접 휴대하며 테스트한다. 이때는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해 제품 디자인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케이스에 넣은 상태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프라다폰이나 갤럭시S 등이 그 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이용이 높아짐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작동 등 소프트웨어 관련 테스트도 강화됐다. 데이터 저장용량 최대치까지 앱을 설치하고 1주일간 연속으로 작동시킨다거나, 수십개 앱을 동시에 실행시켜 스마트폰이 정상 작동하는지 등 다양한 항목을 확인한다.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들 사이에 SK텔레콤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테스트 항목이 많고 평가 기준이 높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광고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고 수만번 실험을 반복하는 장인정신이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전하고자 했다”고 광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