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리튬 생산기간을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염수에 전기 화학반응을 일으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파일럿 플랜트에서 하루 1000리터의 염수로 리튬 5㎏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지금까지 리튬 추출은 염수를 증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화학반응으로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실현한 것은 포스코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직접 추출기술은 자연증발 방식과 달리 공정기간을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리튬 회수율도 종전 50%에서 80% 이상으로 늘어난 게 장점이다. 공정을 최대로 단축하면 8시간 만에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불순물 형태로 남는 마그네슘과 칼슘 등도 리튬 추출과 함께 분리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원소들을 동시에 자원화할 수 있다.
리튬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와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필수소재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 리튬 배터리 생산국으로 연간 1만2000톤 리튬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RIST 주관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참여한 `탄산리튬 제조기술개발 사업단`이 2010년부터 기술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같은 해 11월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에너지자원기술개발 프로그램으로 파일럿 기술개발에 나서 1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포스코는 직접 추출 관련 주요 기술 30여건을 국내외 특허 출원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최종 검증 단계에서는 볼리비아 우유니 염수 1만5000리터를 사용해 실험단계를 넘어 자연 상태 염수에서도 기술 적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포스코는 이번 신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향후 염수를 보유한 리튬 생산업체와 협력해 해외 리튬 추출공장 건설도 가시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칠레 리튬 염수 광권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 Li3에너지와 미국 PALC에 지분투자도 완료한 바 있다.
한편, RIST는 23일 에차수 볼리비아 증발자원국장을 초청한 가운데 리튬 직접 추출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에차수 국장은 포스코와 신기술을 활용한 공동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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