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털과 통신사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스마트네트워크 개발에 착수한다.
2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장치와 컴퓨팅이 결합된 `스마트노드(컴퓨터내재형미디어융합전달시스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컴퓨터내재형미디어융합전달시스템 개발`로 명명된 이 사업은 가상자원 위에서 이용자 중심 콘텐츠 캐싱(caching) 및 서비스 스위칭(switching)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CP) 간 치열하게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망 중립성 갈등에 해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를 비롯한 통신사와 네트워크 업체들이 연구개발(R&D)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업이 시작되면 포털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참가할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도 논의 중이다.
핵심은 스마트폰, 스마트TV 가입자 같은 최종 이용자가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는 콘텐츠 자원을 직접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콘텐츠 유통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통신사와 CP 간 협업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미래지향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고품질 텔레프레즌스, 스마트TV, N스크린, 원격 데스크톱 등이 가능해 부가가치 창출이 수월해진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오픈 네트워킹 파운데이션`이 구성됐다. 구글,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필요한 장비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통신사업자 망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중심이 된 오픈 네트워킹 파운데이션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출연연구소, 통신사와 네트워크 업체가 우선 개발을 진행하고, 이후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순석 ETRI 융합네트워크연구부장은 “현재 망 대부분은 시스코 등 글로벌네트워크사업자 위주로 구축돼 플랫폼 사업자와 통신사가 공존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통신사들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과감히 망을 개방하고 협력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통신사가 단순히 망을 제공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 아니라 CP와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이번 프로젝트에 미래 네트워크 승부수를 걸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같은 구조에서는 CP와 통신사 간 소모적인 갈등이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노드 사업은) 미래 네트워크 생태계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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