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 특허전쟁 막 오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토로라를 상대로 `특허권을 남용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며 유럽연합(EU)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거대 IT 기업이 스마트폰 산업 특허권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가 어느 쪽으로 쏠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주요 외신은 MS가 EU에 접수한 소장에서 “모토로라는 정당한 가격을 매기겠다는 약속과 달리 필수 특허권에 대해 과도한 가격을 매겨 자사 제품의 판매를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모토로라가 특허권에 과도한 가격을 매겨 1000달러짜리 노트북에 50개 특허가 사용된다며 22.5달러 로열티를 가져간 반면 다른 회사는 2300여건이나 특허를 쓰고 있는데도 단돈 2센트에 이용하도록 하는 등 합당하지 않은 잣대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데이브 헤이너 MS 법무 담당자는 “만약 모든 회사가 모토로라식으로 표준특허에 가격을 매기면 PC, 스마트폰 제조원가보다 특허 비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 측은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잣대는 당연한 것”이라며 “MS도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 규제 절차를 밟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수개월 내로 EU집행위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전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EU는 앞서 지난 12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승인하면서 인수로 확보하게 되는 스마트폰 관련 1만7000건의 특허 등을 경쟁사에 어떻게 적용할지 주시하겠다는 단서를 밝힌 바 있다. 특허권 남용을 철저히 규제하겠다는 의미다.

EU 대변인은 “소장을 접수했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