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국내 LED조명 공공시장에서 철수한다. 작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내린 LED조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 따른 조치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LED는 동반위의 중기적합업종 권고에 따라 조달청 나라장터, 지방자치제, 공공기관 제품 공급을 모두 중단키로 했다.
철수시점은 4월부터다.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자사 대리점에 통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11월 동반위가 LED조명 일부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자 삼성LED 등 대기업들은 크게 반발해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당시 성명을 내고 대기업 철수에 따른 외국계 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삼성LED·LG이노텍·금호전기 등으로 구성된 LED산업포럼 역시 동반위 권고에 대한 유보 및 재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LED가 입장을 선회해 시장 철수를 결정한 건 `동반성장`이란 화두에 사실상 떠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LED조명이 필립스·오스람·GE 등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성장 품목이고 동반위의 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최근 골목상권 진출 등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데다, 상생협력에 대한 사회적 요구 또한 커 LED조명에 대한 일부 사업 철수 요구 역시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등 3개 조합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품목인 조명 시장에 진출한다며 크게 반발해왔다.
동반위는 LED조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며 대기업의 공공시장 전면 철수와 함께 민수 시장에서는 벌브형LED·MR·PAR 3개 품목만 참여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삼성은 민수 시장에서도 동반위 권고안을 따르는 쪽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다른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기적합업종 문제로 사업 방향을 고심 중인 상황에서 삼성이 앞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동부그룹 계열 LED조명 업체인 동부라이텍 측은 “법적인 명확한 근거나 관계 당국의 명확한 설명이 없어 아직 방침을 확정하진 못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LED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당장 조명 사업의 외형을 확대하는 것보다 글로벌 조명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내부 경쟁력을 쌓는데 우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LED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자 하며 LED조명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LED는 오는 4월 1일 삼성전자로 흡수·합병이 예정돼 있다.
* 관수시장=조달청 나라장터 시장+지자체 물량+공공기관 물량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