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에 `기업소모성자재(MRO)형 e마켓플레이스` 개념을 도입한다. 유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중소기업도 원활한 물품 구매 및 신속한 비용 정산을 할 수 있다. `트리플 윈(Triple Win)` 효과가 기대된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은 R&D 정책자금 집행 투명성 재고와 중소기업 재료구입 편의 도모를 위해 `온라인 구매지원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4월까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는 기정원이 지원하는 약 2500억원 R&D 정책자금에 시범 적용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면 중소기업은 정책자금을 받은 후 연구기자재 구매에서 정산까지 온라인에서 원스톱 처리할 수 있다. 구매사가 온라인시스템에 견적요청서를 올리면 공급사가 견적서를 회신한다. 계약을 하고 구매사가 자재를 확인하면 정부가 공급사에 즉시 대금을 지급한다. 주문제작형 기자재·시재료도 거래할 수 있도록 상담거래, 제안 요청형 거래, 도면 기반 시방서 거래 등 특수거래도 가능하다. 정부는 `구매→비용지급→증빙관리→정산` 각 과정이 온라인에서 원스톱 처리될 수 있도록 모든 증빙서를 표준화한다.
정부는 시스템이 사업비 유용 등 도덕적 해이를 원천 방지할 것으로 본다. 2010년 기준 정부 R&D 자금 정산결과 불인정금액 발생과제가 전체의 절반인 48.5%에 달하고, 구매비용 불인정금액 발생과제 비중도 11.8%에 이른다. 이를 반영해 지난해 감사원은 R&D 정책자금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업 혜택도 크다. 정책자금 수혜 중소기업은 자재 구매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구매절차 단축 및 정산 편의성도 증대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구매비용이 약 5% 절감돼 2010년 기준 중소기업 R&D 비용 7000억원 가운데 약 173억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온라인 거래로 법인·소득세 감면혜택(세액공제)도 누린다.
정부는 시스템 거래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신생 중소기업 자재 구매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R&D 정책자금 활용 중소기업 60%는 연구기자재 구매 어려움으로 공급사와 적정가격 확인을 꼽았다. 공급사도 구매자 확인 후 바로 정부로부터 자금(현금)을 받을 수 있어, 자금 회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윤도근 기정원장은 “중소기업 R&D 정책자금 실태를 조사해보니 의심스러운 구매증빙서류 비중이 약 10%에 달했다”며 “집행 투명성 제고와 함께 기업 편의성도 커지는 등 기대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