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테스트장비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어드밴테스트가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온칩(SoC) 테스트 핸들러사업 거점을 국내로 옮긴다. 생산시설을 옮기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부 전체를 통째로 이전하는 형식이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가 생산거점을 국내로 이전한 사례는 있었으나 단위 사업부 전체를 옮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26일 어드밴테스트는 최근 본사 FA사업을 올 상반기 한국지사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관으로 메모리반도체와 SoC 테스트 핸들러 관련 업무 전체를 아드반테스트코리아가 담당하게 됐다. 핸들러 생산을 위한 신공장도 천안공단에 세운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의 기존 1, 2공장을 통합하는 신공장이 일본에서 제조해온 메모리·SoC 테스트 핸들러를 전량 생산하게 된다. 어드밴테스트 매출 가운데 테스트 핸들러 비중은 30%에 이른다.
신공장은 당초 건평 5000평 규모로 건립, 본사의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생산만을 담당하는 형태였으나 계획을 바꿔 SoC 테스트 핸들러까지 생산하기로 했다. 공장규모도 두 배로 늘었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3분기까지 신공장 건립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부 이관과 신공장 건립에 소요되는 약 400억원 규모 자금은 일본 본사가 투자하기로 했다.
인력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대략 생산직 인력만 네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어드밴테스트는 이곳에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도 나설 계획이다. 최근 열린 반도체전시회인 세미콘코리아에서 어드밴테스트가 선보인 세계 첫 0.35㎜ 파인피치 LPDD3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M6243`을 신공장에서 처음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단위 사업부 전체를 해외 지사로 이관하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라며 “본사가 신공장 건립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더 늘리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어드밴테스트는 지난해 미국 테스트장비업체인 베리지를 인수하면서 연간 17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장비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40%를 상회, 세계 최대 규모 검사 장비업체로 올라섰다.
한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86억달러로, 미국·대만 등을 제치고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테스트 핸들러(Test Handler)=반도체 검사공정은 크게 주검사장비(메인 테스터)와 테스트 핸들러로 구성된다. 이 중 테스트 핸들러는 패키징 공정까지 끝낸 반도체 칩을 주검사장비로 이송하고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양품과 불량품을 등급에 따라 분류하는 자동화 장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