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겪어온 일본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메모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엘피다메모리는 우리나라 법정관리와 유사한 회사갱생법 적용을 27일 도쿄법원에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채무 이행 등이 보류되지만 투자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 엘피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피다는 세계 D램 반도체 1, 2위 업체인 한국의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고전해왔다. 지난 2011년 적자 규모는 1000억엔(1조3000억원)에 이르며 2011년 말 부채는 4800억엔(약 6조5000억원)에 이른다.
엘피다는 오는 3월 말까지 450억엔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며 비슷한 시기 500억엔의 금융권 차입금도 갚아야 한다. 여기에 4월 2일까지 1100억엔의 공적자금 중 700억엔을 변제해야 한다.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대만기업과의 자본·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 도움을 기대했지만 정부가 결론을 미루면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이 회사갱생법을 적용하면 공적기관인 기업재생지원기구가 관리인으로 선정돼 경영정상화를 주도하게 된다.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경영을 이어갈 수도 있다.
기업재생지원기구는 엘피다의 채무구조조정 방안을 작성해 정상화 계획을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9년 이미 엘피다를 지원한 바 있어 법정관리 결정을 내리더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항공은 전체 인력을 3분의 1수준으로 줄이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