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무협영화의 아버지 장철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오는 6일부터 21일까지 약 보름간 홍콩 무협영화의 거장 장철 특별전을 개최한다. 장철 감독이 1967년에 만든 `외팔이`의 기념비적인 성공은 홍콩 영화계의 판도를 바꿔버렸다. 장철 이전의 홍콩영화는 역사극이 주류였고, 주인공이 여성인 경우가 많았다. 무협영화도 있었지만 대부분 영화들은 역사극과 문예영화로 제작, 배우들의 우아한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장철은 과감하게 상반신을 노출한 젊은 남자 배우들을 영화 전면에 내세웠고, 흐르는 피와 신체 훼손을 묘사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배우들은 재빠르고 절도 있는 액션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장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팬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장철은 제작사 쇼브라더스 전성기를 이끌며 100여편 이상의 영화를 남긴다.
장철 영화 속 극단적 폭력 묘사는 60년대 홍콩을 휩쓸었던 젊은이들의 반항적 움직임과 그 영향을 주고 받았다. 그는 과장된 액션과 흥분을 선호하는 자신의 영화가 당시 홍콩 젊은 세대의 호명 속에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장철 영화의 팬을 자처하는 오승욱 감독과 김영진 영화평론가가 그의 영화세계 전반에 대해 논하는 대담 시간도 마련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