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오후 점심시간이 막 지난 하이마트 교대역점. 5층 매장에는 TV를 둘러보려는 손님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휴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찾아온 가족들이 많았고 신혼부부로 보이는 한 커플은 줄자까지 꺼내 거리를 측정하는 등 꼼꼼하게 TV를 골랐다.

4층 매장에서는 울트라북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다. 3층에서는 어머니와 딸이 함께 냉장고를 구입하고 계산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서강우 교대역지점장은 “봄이 가까워지면서 내방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이마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핵심 경쟁력인 `판매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305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간 3조4053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최대 가전 양판전문점이다. 11개 물류센터와 11개 서비스센터로 전국을 그물망처럼 연결하고 2600여명의 임직원을 보유할 정도로 막강한 판매력을 자랑한다. 검찰 수사로 이 판매력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1일 둘러본 하이마트 매장은 검찰 수사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분위기였다. 손님들은 검찰 수사와 매장 방문은 전혀 별개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TV와 컴퓨터 모니터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다는 서초구의 윤일기씨(51)는 “검찰이 최고경영자를 수사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이런 일이 물건을 사는 데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당점 역시 오후 3시를 넘기면서 손님들이 급증했다. 가볍게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 LED TV와 냉장고 매장에 관심이 많았다. 김치냉장고를 사러 왔다는 주부 이 모씨는 “근처에 살면서 하이마트 단골이 됐다”면서 “하이마트가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아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손명준 사당지점장은 “손님들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에 관심이 있지 그런 것(검찰 수사)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검찰 수사 전후를 비교해도 하이마트 매장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다. 교대역점의 경우 검찰 압수수색 다음 날인 26일부터 29일까지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당점도 같은 기간 2억1700만원 정도로 매출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서강우 지점장은 “하이마트는 대부분 직원이 공채 출신인데다 동고동락한 경험이 있어 조직력이 강하다”면서 “이번 일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