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했다. 삼성과 애플 특허전의 최대 분수령인 독일 소송에서 두 회사는 서로 가장 자신했던 공격에 실패했다. 두 회사 모두 이번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항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삼성 애플 특허전은 지리한 싸움이 될 전망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MWC2012에서 “애플과 소송에서 이렇다 할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업을 지키고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특허 대응을 하고 있다”며 장기전 대응을 시사했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제조사를 상대로 한 애플의 글로벌 특허전쟁은 `구글`을 겨냥한 매우 잘 조직된 싸움”이라며 “이번 판결과 함께 두 회사 특허전은 독자적인 협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장기전 양상으로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 독일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기술 관련 특허 침해에 대해 삼성 패소 판결을 내렸다. 같은 날 독일 법원은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잠금 해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서도 애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독일 법원이 두 회사가 각각 제소한 특허 본안소송이 모두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본안 소송 가운데 첫 판결에서 패소했고 삼성은 자신만만했던 통신기술 관련 특허 침해를 입증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독일 뮌헨법원에서 이번 건과 비슷한 `밀어서 잠금 해제` 특허로 모토로라에 승소했지만 만하임법원에서는 패소했다.
삼성은 이번 판결을 비롯해 지난달 나온 2건까지 합쳐 만하임 법원에 제소한 3건의 본안 소송 중 한 건도 승소하지 못했다. 삼성이 자신만만하던 통신 표준 특허 침해를 입증하지 못해 새로운 공격 무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패소한 애플이 삼성의 통신기술 특허 침해와 관련해 다시 항소할 것”이라며 “삼성은 이번 건 외에 지난해 12월 독일 만하임 법원에 통신 특허 2건과 상용 특허 2건에 대해 또 다른 본안 소송을 진행하는 등 애플의 특허 침해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 변리사는 “두 회사의 특허전쟁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거나 모바일 산업에서 글로벌 특허전쟁이 가져오는 특허제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는 정치적인 중재가 생기는 경우에 출구가 생길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은 이제 두 회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 차원을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