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이란 것이 일반 대학에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사이버대학도 모체인 오프라인 대학 간판에 따라 지원자 수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콘텐츠 구성과 수준은 별 차이가 없는데 간판 하나로 사이버대학 위상이 결정되는 현실이죠. 간판에 따른 서열화란 오프라인 대학 폐해가 사이버대학에서도 재연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이버대학 관계자는 지방 사이버대 한계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물리적 공간 구분이 없는 인터넷 세상이지만 사이버 대학의 지역 구분은 명확했다. 소위 말하는 `인서울(In Seoul)` 대학과 지방대 차이가 현실 세상만큼 분명해 지방대가 모체인 사이버 대학의 성과는 미미했다. 좋은 강의진을 꾸려 양질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장학제도를 제공해도 수요자 시선은 `인서울`로만 향하는 현실이다.
간판이란 편견이 단순히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인서울` 사이버 대학은 모대학이 `명문이냐, 아니냐`로 다시 세분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서울지역 한 대학이 사이버대 한 곳을 인수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형성된 사이버 대학 서열을 뒤집기엔 모대학의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편견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수의 `인서울 명문 대학`을 모체로 한 사이버대학도 사이버 대학 자체를 낮춰보는 편견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크게 나아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사이버 대학 학위취득 및 학습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때문에 사이버 대학은 해외 교포와 현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입학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IT강국 이미지와 우수 교육 콘텐츠를 집중 홍보하고 있고 실제 최근 3년간 교포 및 외국인의 사이버 대학 입학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오프라인 대학의 `간판`이란 편견을 사이버 대학에선 극복할 순 없는 걸까. 우리 사이버 대학의 우수한 인프라와 콘텐츠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현실에 입맛이 쓰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