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미래 전문가를 양성하라

우리는 지금 폭풍전야를 지나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는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쓰나미를 거치든 거치지 않던 짧게는 4~5년, 길게는 7~8년 정도 세계를 장기적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시킬 것이다. 미국 경제 엔진이 꺼진 상황에서 일본도 `잃어버린 세월`이라는 깊은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유럽 성장 엔진마저 꺼진다면 이들에 기대어 성장했던 중국은 지금보다 더 힘차게 과잉생산의 페달을 밟아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다. 금융위기로 무너진 유로존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독일·프랑스·영국의 본격적인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단기적으로 일본 신용등급 추가 하락은 시간 문제일 뿐 거의 확실한 미래다. 더 무서운 것은 이제부터 `일본 파산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 진행국면을 본다면, 앞으로 10년은 중국의 미래 운명을 결정지을만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는 중국이 2018~2020년 사이에 미국을 넘어선다고 예측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대다수 전문가 예측이 다 들어맞은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거꾸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미국 정복을 기정사실화 한다면 미국 정부는 이런 예측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 것이며 어떤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을까. 이대로 가다가는 명백히 중국에게 역전당해 미국은 `조용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이런 시나리오를 수립했을 수 있다. 미국 위기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GDP 대비 100%에 육박하는 15조2000억달러 부채와 또 다른 하나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한 기축 통화 위기다. 현재 추세라면 미국은 2014년이 되면 부채가 GDP대비 110%를 넘어선다. 만약 재정 감축 노력에도 미국이 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면 2020년경이면 미국의 부채가 GDP대비 120~150%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미국의 파산이다. GDP대비 150%에 해당하는 부채라면 년 3~5%의 국채이자율을 감안 하더라도 이자를 내려면 최소 4.5~6%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즉, 미국의 경제성장률로는 이자도 낼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지금의 그리스처럼 원금 일부의 탕감을 채권자에게 강요할 수밖에 없다.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미국은 기축통화 지위를 완전히 잃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원금탕감을 일부 받는다고 기축통화의 권위를 회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결국 미국이 최악의 사태를 겪지 않으려면 앞으로 10년 강력한 긴축재정정책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GDP를 끌어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과 무역전쟁을 해야 한다. 2014년 이후 금리를 올리면서 금융반격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산업에서 큰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신산업전쟁, 인재전쟁 등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패권전쟁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미·중 10년 전쟁 시나리오`라고 부른다. 미국과 중국의 벼랑 끝 전쟁에서 패하는 국가는 치명적인 경제적 정치적 타격을 보게 된다.

물론 10년이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20년, 비즈니스 역사적으로 40~60년마다 한 번 씩 탄생하는 대규모 산업이 4~5개가 쏟아져 나온다. 역사상 유래 없는 비즈니스 기회들이 봇물 터지듯 일어난다. 이런 위기와 기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가장 시급한 것은 `미래를 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때문에 필자가 권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 많은 `미래 관심가`와 `미래 연구가`를 준비시켜야 한다. 가능하다면 전문적인 `미래학자`를 양성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미래 관심가란 미래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갖는 리더이고 미래연구가란 최소한 몇 가지의 미래예측기법을 배워서 미래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실무 전문가다. 미래학자란 미래예측에 대한 철학적 정립이 있고 정성적인 미래예측기법에서 컴퓨터시뮬레이션 기법까지 40여 가지가 넘는 미래예측기법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고, 다양한 학문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미래 관심가와 미래연구가를 훈련시킬 수 있고 풀타임으로 미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미래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도 눈이 있듯이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전문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최윤식 미래학자,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