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로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탄산화합물로 전환하는 저비용·고효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국토해양부는 포스텍 화학공학과·해양대학원 차형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재조합 탄산무수화효소(carbon anhydrase)`를 이용, 이산화탄소를 탄산화합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과학계가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회수해 격리하는 방법을 주로 연구해 왔으나 최근에는 이산화탄소의 자원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학자들이 단순 격리보다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시키는 방법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차형준 교수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자연계에서 바이오미네랄화(생명체가 외부에서 유기물과 무기물을 받아들여 생리 활성을 통해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를 거쳐 탄산화합물로 전환돼 저장되는 원리에 분자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해 신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물과 반응시켜 탄산화합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수화를 자연 상태에 비해 약 1000만배 촉진하는 탄산무수화효소를 활용했다. 연구진이 활용한 탄산무수화효소는 1g당 300만원에 달하는 소의 혈청에서 추출한 기존 물질이 아니라 싼값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재조합 효소라는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나이세리아 고노레아`라는 미생물에 함유된 탄산무수화효소가 높은 활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 유전자를 재설계해 대장균에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구축했다.

이렇게 대량 생산된 재조합 탄산무수화효소는 소의 혈청에서 추출한 탄산무수화효소 못지않은 높은 활성도를 보였고,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수용액 상에서 탄산칼슘 결정 침전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 기술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재조합 탄산무수화효소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부가가치가 큰 탄산화합물로 직접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산화탄소에서 전환된 탄산화합물은 제지·플라스틱·고무·시멘트·페인트·치약 등 산업용 소재뿐 아니라 칼슘보조제·인공뼈 등 의료용 소재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