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프리트에 투자한 Mr 애니콜l "벤처 투자와 자문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사회 공헌"

`미스터 애니콜` 이기태 삼성전자 전 부회장(연세대학교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이 벤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KJ프리텍에 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모바일·네트워크 솔루션 전문 기업 인스프리트가 대상이다.

인스프리트에 투자한 Mr 애니콜l "벤처 투자와 자문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사회 공헌"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케이더파워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스프리트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율은 3.73%다.

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지내면서 사회 혜택을 받는 내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은 경력을 살려 유망한 벤처기업에 지도와 자문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 사회 기여는 혁신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벤처기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 그는 벤처기업들을 `후배 회사들`이라고 부른다.

하드웨어 기업인 KJ프리텍과 달리 소프트웨어·솔루션이 주력인 인스프리트에 투자한 것은 그만큼 소프트웨어가 앞으로는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인스프리트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과 N스크린·메신저(큐블릿) 등 모바일 분야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0건의 특허를 취득했을 정도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회사다. 자회사 엔스퍼트에서 스마트패드도 생산한다.

이 전 부회장은 “운용체계(OS)나 플랫폼, 콘텐츠 등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어쨌든 모바일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결국 중소기업이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창석 인스프리트 사장은 삼성에서 함께 일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잘 아는 젊고 유능한 기업인이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의 네트워크 기술을 향한 애정은 그가 삼성전자에 있을 때부터 여전했다. 그는 “당시 한 PCS 통신사업자를 인수해 휴대폰 하드웨어와 망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있었다”며 “지금의 애플보다 더 강력한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적자에 허덕이던 KJ프리텍은 이 전 부회장의 경영 자문 이후 11분기 만에 흑자전환(2011년 3분기)에 성공했다. 그는 “5시간, 3시간, 3시간씩 총 11시간 경영 자문을 해줬는데 정리해놓고 보니 두꺼운 책 한권 분량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는 `무장`을 시켜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부회장은 “최근 전반적으로 중소기업 물량이 빠지면서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중소기업에 내부 시스템 정비 등으로 `무장`을 시켜놓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갑자기 경기가 좋아지거나 다른 아이템이 등장했을 때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회장 스스로는 휴대폰 무선충전기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고 시장상황을 봐서 내놓을 것”이라며 “벤처에 대한 전략 자문과 투자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