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용 LED조명을 놓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한판 붙었다.
광주지역 LED제조기업인 세오(대표 이형각)와 SK네트웍스서비스는 횡단보도용 LED조명을 놓고 중소기업 제품 영역 침범 공방을 벌이고 있다. 횡단보도용 LED조명은 세오가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전국 최초로 상용화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지난 9일 대전에서 전국의 지자체 도로·재난방재 담당공무원들을 초청한 가운데 미래형 첨단 보행안전 시스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선보인 통합 ICT솔루션 `세이프메이트`는 특허출원 및 상품개발이 완료된 상태며 주요기능에 횡단보도용 LED조명이 포함됐다.
논란의 중심에는 `세이프메이트`에 포함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LED발광장치, RFID 횡단보도 경계블록 등이다. 이 제품들이 중소기업 영역군에 포함되는 것인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오 “중소기업 머잖아 고사할 것”=방송영상기술기업으로 출발한 세오는 지난 2009년부터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광주시 남구청과 공동으로 횡단보도용 LED조명 개발에 나섰다. LED시장에 첫 진출한 세오는 광량, 디자인, 내구성 분야에서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술 완성도를 하나씩 높여갔다. 지난 2년간 10억원에 달하는 R&D예산과 10여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원천기술 개발에 공을 들였다.
세오가 개발한 횡단보도용 LED조명은 지난해 광주시 등 지자체 100여곳에 시범 설치되면서 신뢰도와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국토해양부도 내년부터 LED조명 발광장치를 교통안전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대 3000억에 달하는 신시장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SK그룹의 ICT사업 고객관리와 서비스제공 업무를 담당하는 SK네트웍스서비스가 관련사업에 참여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세오의 입장에선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형각 세오 사장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한다면 중소기업은 머지않아 고사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횡단보도용 LED발광장치 분야의 특허침해 사례를 분석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 소송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중소기업 제품 영역 아니다”=SK네트웍스서비스는 상용화를 추진 중인 `세이프 메이트`를 횡단보도용 LED조명에 국한되지 않은 미래형 보행안전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세이프 메이트`를 구성하는 시스템 가운데 횡단보도용 LED가 일부 포함되나 사업영역 자체가 교통안전 토털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세이프메이트의 구성요소도 횡단보도용 볼라드, 전원공급장치, 보행자 경광등, 조명펜스, 교통량 조사 센서 등으로 구성돼 횡단보도용 LED영역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10년 이상 축적해온 ICT융복합 기술력을 기반으로 보행자 안전, 자전거도로, 에너지절감 등 국가정책을 반영한 신개념 통합 솔루션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올해 초 스마트볼라드 ICT 솔루션 특허출원도 완료한 상태라,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던 눈부심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했다.
이에따라 SK네트웍스서비스는 볼라드와 LED조명 등의 생산자와 OEM방식으로 전국 25곳의 지역총판을 모집한 후 이를 전국 지자체에 조달할 계획이다.
류승현 SK네트웍스서비스 공공사업팀장은 “보행자의 안전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정책추진 등을 위해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통합 ICT솔루션을 추진해왔다”며 “유비쿼터스 센싱 기술이 핵심인만큼 횡단보도용 LED조명 중소기업과의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승혜 지경부 전자산업과 사무관은 “동반성장위의 적합업종 결정에 따라 대기업의 LED조명 제조는 사실상 금지됐지만, 교통안전시스템의 경우 LED가 일부 포함돼 있어도 솔루션 및 서비스 영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유권해석을 내리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