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에 의존해온 고순도 알루미나가 국내 양산된다. 고순도 알루미나는 발광다이오드(LED) 핵심 소재인 사파이어 잉곳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는 원료다.
에이치엠알(대표 김태룡)은 총 150억원을 투자, 전남 함평 학교농공단지에 고순도 알루미나 공장을 준공했다고 8일 밝혔다. 국내 수요 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연간 3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연내 6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순도 알루미나는 통상 알루미늄 금속을 알코올에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제조원가가 비싸고 유해 물질 처리가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었다.
에이치엠알은 수산화알루미늄을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독자 방식으로 공정 개선 및 생산성을 높였다. 만들어낸 알루미나는 순도 99.9995%, 밀도 3.7g/㎤인 고순도·고밀도 품질을 보장한다.
김태룡 사장은 “순도와 밀도가 높을수록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LED 뿐 아니라 2차전지, 인공뼈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실리콘과 같이 쓰임새가 많은 고순도 알루미나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알루미나 중요성은 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합작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양사는 지난해 50 대 50 지분율로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제조사인 SSLM을 설립했는데, 삼성LED는 안정적인 고순도 알루미나 조달을 위해 이 분야 세계 1위 스미토모와 손을 잡았다.
에이치엠알은 우선 LED 시장을 중심으로 소재를 공급하고 2차전지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