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잠들어 있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나고 춘분을 앞두고 있는 요즘은 묵은때를 벗겨내기에 적당한 시기다. 황사가 다가오기 전에 봄맞이 대청소를 진행하기에 적당한 날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소가전에 눈길이 간다. 이때를 맞춰 각 쇼핑몰에서 청소 기획전을 분주하게 마련하는 것도 당연한 일.
청소가전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제품은 당연히 진공청소기로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핸디형, 침구형, 스팀형 등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에 따라 청소가전의 전반적인 목적과 성격이 크게 달라지게 되므로 꼼꼼한 제품 선택이 필요하다.
◇ 틈새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스팀청소기=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공청소기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00∼3,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공청소기 자체로 보면 눈에 띄는 시장 변화는 없지만 스팀과 로봇, 그리고 침구청소기는 빠르게 시장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진공청소기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스팀청소기로 지난 2003년 본격적으로 세를 불리기 시작해 2005년에는 연간 1,5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스팀청소기가 인기를 끈 이유는 한경희생활과학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고 해외는 물론 국내 홈쇼핑 등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뛰어들어 판을 키운 것도 이유다.
한경희생활과학이 스틱형 스팀청소기를 내놓기 이전까지 스팀청소기는 수입산이 대부분이었다. 용도도 상업이나 욕실청소 등에 주로 쓰였으나 한경희생활과학이 등장한 이후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졌다.
이후 스팀청소기는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시장이 더 커졌고 스팀과 함께 먼지나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기능까지 곁들이면서 상품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스팀패드를 갈아줘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최근에는 스팀 자체를 노즐로 분사하는 핸디형이 틈새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 최근 가장 뜨거운 경쟁 펼쳐지는 침구청소기=스팀청소기와 함께 최근에는 침구청소기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침구청소기 시장은 연간 4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침구청소기는 국산이 원조로 부강샘스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 이후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경희생활과학과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침구청소기라고 하더라도 각 회사별로 적용하고 있는 기술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부강샘스와 LG전자는 살균용 UV(Ultra Violet) 램프를 이용하며 한경희생활과학은 뜨거운 열판을, 삼성전자는 청소기 자체의 흡입력을 극대화시켰다. 적용한 기술에는 차이가 있지만 효율적인 먼지 흡입을 위해 두드림 기능은 동일하다.
기존 진공청소기 흡입구를 교체해 끼우는 방식의 침구청소기도 있다. 각 용도에 알맞은 청소기를 따로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사용자를 위한 일종의 액세서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마련이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매력.
침구청소기는 빨래가 어려운 이불이나 카펫에 최적화되어 있고 성능도 충분히 만족할만하지만 소모품 비용도 충분히 따져봐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 UV 램프는 물론 미세한 먼지까지 걸러주는 헤파필터는 일정 시간동안 사용하면 반드시 교체해줘야 한다. 특히 헤파필터를 교체하지 않을 경우 빨아들인 공기와 먼지가 걸러지지 않고 외부로 뿜어져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성능↑ 가격↓` 로봇청소기 하나 마련해볼까?=최근 가장 `HOT`한 아이템으로 떠오른 제품은 로봇청소기다. 전통적인 진공청소기가 별다른 성장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로봇청소기의 경우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6년 5만대, 2007년 8만대, 2008년 11만대에 이어 지난해 18만대를 기록했다. 향후 로봇청소기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다른 청소기와 달리 로봇청소기는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다. 모터를 달아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 외에도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야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가운데 로봇청소기를 설계·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곳은 경민메카트로닉스와 유진로봇, 한울로보틱스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로봇청소기 시장은 외산과 국산의 경쟁이 한창이다. 외산으로는 아이로봇이 거의 유일하지만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홈쇼핑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로봇청소기는 보급 초창기에만 하더라도 부족한 흡입력과 낮은 인공지능,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크게 저렴해졌다. 단순 흡입 기능만 갖춘 제품이라면 20만원대, 대기업 제품의 경우 3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맞벌이와 독신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로봇청소기 시장은 당분간 높은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