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G밸리]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

“애니메이션산업에도 머지않아 한류 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랫동안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산업의 하도급기지 역할을 하면서 우리 업계도 이제는 상당한 수준의 자체 제작 역량을 갖췄습니다. 인프라도 탄탄한 만큼 한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죠.”

[CEO in G밸리]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는 최근 `마당을 나온 암탉`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등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국산 애니메이션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을 갖춘 나라가 그리 많지 않다.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도 다른 산업은 발달해 있지만 유독 애니메이션에선 경쟁력이 없다”며 “우리나라가 가진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동우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산업의 발자취와 맥을 같이한다. 김 대표는 “한때 전체 매출의 80% 선에 달했던 OEM 비중이 최근 들어 50% 선 밑으로 떨어졌다”며 “창작 애니메이션과 국제 공동기획 작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애니메이션산업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익성이 낮은 OEM 제작 비중을 더욱 낮추고 창작 및 국제 공동기획 작품 비중을 계속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이미 일본 방송사, 제작사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일 엄마` 등 창작 애니메이션을 국제 공동제작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동우는 최근 스타 애니메이션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걸그룹 `2Ne1`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 히트를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카라`의 애니메이션도 기획 중이다. 스타 마케팅을 애니메이션에 접목하는 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와 공동으로 한국과 일본 걸그룹 간 대결과 우정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제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신생 걸그룹을 만들어 스타로 성장시킴으로써 음반 시장과 애니메이션 시장 양쪽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나중에 캐릭터, 패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종의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이다.

동우는 내년 여름 극장가를 겨냥해 `아기공룡 둘리` 제작에도 들어갔다.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2D 방식 입체 영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3D 애니메이션 제작과는 또 다른 차원의 시도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최근 뜨거운 이슈인 국산 애니메이션 총량제에도 한마디 거들었다.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편성 비율을 지상파에 이어 종합편성채널이나 애니메이션 전문 PP에까지 확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실제로 어린이가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국산 애니메이션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보다 애니메이션산업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애니메이션을 황금시간대에 편성한다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