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석 전임 이사장이 지경부 차관으로 옮기면서 한동안 방향을 잡지 못하던 산단공이 김경수 신임 이사장 부임을 계기로 조직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회의 방식이다. 우선 임원과 본부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회의가 간단한 티타임으로 바뀌고, 대신 실무 팀장들이 직접 김 이사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도록 했다. `소통`을 경영의 핵심에 두겠다는 김 이사장 뜻이 반영된 것이다.
김 이사장은 산업단지 최대 고객인 입주기업과 소통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Beyond Airline Service`다.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항공사 고객 응대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에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각 지역사업본부가 고객지원팀을 운영, 민원서비스를 담당했으나 입주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게 김 이사장 판단이다. 앞으로는 지역사업본부에서 민원서비스 담당자가 민원 내용을 잘 모르거나 지역본부 차원에서 처리하기 힘들면 바로 본사에서 처리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본사 `투자창업실`을 중심으로 본사 전문인력들이 함께 참여해 고객 민원서비스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산단공의 변화는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 조직개편과 함께 각 지역 본부장을 비롯해 대부분 임직원 보직이 바뀌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주목되는 것은 기업인재실, 신입지기획실, 재무실, 사회공헌팀, 기업투어팀 등의 신설이다. 산단공은 그동안 입주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번에 신설된 기업인재실이 이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입지기획실 신설은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에서 탈피해 수요자 중심의 창의적 산업입지 공간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공장설립지원팀을 창업입주공장창립지원팀으로 개편해 기업설립 이전 단계부터 지원하겠다는 것도 주목된다.
사회공헌팀 신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더욱 관심을 갖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데, 다문화 체제에 맞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정부나 공단의 예산보다는 입주기업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 CSR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기업투어팀 신설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활발한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해 우리 산업단지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린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시도다. 김 이사장은 외신기자들도 자주 초청해 산업단지를 소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산단공의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산단공이 진정 입주기업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