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등돌리는 세계적 기업들 왜?

영국 SNS `바두(Badoo)` 메인페이지. 가입자가 1억400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SNS `바두(Badoo)` 메인페이지. 가입자가 1억400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바두(Badoo)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 유명세를 탔다. 이용자 대부분은 페이스북 내 서비스인 줄 알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바두는 2년 만에 1억40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연간 매출은 1억5000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탈 페이스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런던 소호에 위치한 바두 본사 사무실에는 `페이스북 안에 있지 않아요(No, I`m Not On Facebook)`라는 푯말이 세워졌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을 발판으로 성장한 기업이 `탈 페이스북`을 선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내의 또 다른 SNS 업체다.

예를 들어 닥컴(Doccom)은 지역 내 의사끼리 인맥을 이어주고, 룩(Lookk)은 패션 디자이너와 바이어를 이어주는 SNS다. 바두가 소개팅을 원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SNS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페이스북이라는 광활한 인맥 기반 서비스를 토대로 그 안에 또다른 SNS를 형성한 셈이다. 페이스북 가입자가 8억4500만명인데다 하루에 한 번씩 로그인하는 `액티브 유저(실사용자)`가 4억2500만명이 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토대로 커온 이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더 이상 `페이스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올해 5월경 기업공개(IPO)를 하게 되면 벤처로서의 신선함이나 성장세도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에덴 벤처스의 찰스 그림슨데일 파트너는 “그간 페이스북은 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훌륭한 연결고리가 돼왔다”며 “하지만 너무 일상적인 도구가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매출이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앵그리버드 제작사인 로비오가 페이스북을 통해 성장, 가장 적절할 때 독립한 기업이라고 말한다. 벤처 캐피탈 아토미코의 마티아스 융맨 파트너는 “로비오는 앵그리버드를 만들어 페이스북 등의 경로를 통해 친구들과 앱 선물을 주고받는 형태로 성장했다”며 “안주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스마트폰, 데스크톱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거대 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징가도 마찬가지다. 징가는 지난해 12월 IPO를 통해 7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