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의 에너지절감량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ESCO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성과보증사업을 준비하고 ESCO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에너지절감량 측정·검증(M&V Measurement &Verification)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절약 성과(절감액)보증사업은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에너지사용자가 부담하고 ESCO가 투자에 의한 절감액 보증과 사후관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사업계획 수립 시 ESCO와 에너지사용자가 상호 합의해 `목표절감량`과 목표절감량의 80%를 초과하는 `보증절감량`을 설정하고 사업완료 후 실측결과에 따라 차액보전과 초과성과배분 등 보증조치를 이행한다.
문제는 현재 에너지절감 성과를 검증하는 것 자체가 계약당사자 간 문제일 뿐, 에너지절감량에 대한 객관적인 M&V이 이뤄지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점이다. ESCO는 `에너지절감량 산출서`와 `사후관리계획서`만 에너지사용자에게 제출하고 계약을 체결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에너지사용자 대부분은 ESCO사업 진행 후 에너지절감량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김하연 에코스 사장은 “현 제도상으로는 ESCO가 성과보증사업을 진행한 후 단순계산으로 에너지절감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면 될 뿐”이라며 “사업 진행 후 실제 에너지가 절감된 사실을 누가 검증할 것인가가 문제이고, 이 같은 구조에서 성과보증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3자 검증기관 도입 등으로 제도를 강화하면 성과를 제대로 보증하지 않는 ESCO는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고 ESCO의 역량 강화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호 하니웰 상무는 “에너지사용자가 에너지절감성과를 보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ESCO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역량이 부족한 ESCO는 성과를 보증할 수 있는 ESC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
허수영 에너지관리공단 ESCO팀장은 “ESCO사업을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나 향후 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M&V가 필요하다”며 “M&V가 강화되면 ESCO가 사업계획단계에서부터 에너지절감량을 보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돼 기술력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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