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모바일 앱 개발자 지원 정책 중단

정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지원하고자 지난 7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연 `모바일테스트베드`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이 넘도록 문을 열지 않고 있다.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사업 방향을 바꾸면서부터다.

지난 12월 운영이 중단된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모바일테스트베드` 내부 모습
지난 12월 운영이 중단된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모바일테스트베드` 내부 모습

12일 담당 기관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에서 앱 개발 지원 대신 클라우드 개발 지원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올해 모바일테스트베드 운영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개발자 지원을 위해 5차에 걸쳐서 이뤄졌던 최신 스마트 단말기 구입·대여도 더 이상 하지 않을 계획이다.

모바일테스트베드는 지식경제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난 7월 국내 앱 개발자가 이동통신 3사 단말기와 망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5억원을 들여 세운 곳이다. 각 이통사나 단말기제조사도 개발자 지원센터를 운영하지만 모든 이통사·제조사 단말기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단말기를 확보할 여력이 없는 중소·1인 개발자에게 인기가 좋았다.

국내외 제조사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비해 놓고 개발자가 만든 앱이 잘 구동되는지 테스트하는 툴을 제공해왔다. 롱텀에벌루션(LTE)과 GSM 등 해외용 3세대(G) 망 테스트 시설도 제공해 앱 수출 준비 작업도 지원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예약만 하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했다.

NIPA 관계자는 “누리꿈스퀘어 해당 공간을 클라우드 지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예산 7억원을 배정했다”며 “이르면 내달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고 새로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 산업이 뜨면서 시설을 마련했지만 각 이통사 개발자 지원사업과 겹치는 새 단말기 확보 지원 등에 몇 억원씩 들이는 건 더 이상 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곳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앱을 만들어온 개발자에겐 답답한 소식이다.

한 개발자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갖춘 테스트센터였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새로운 기술이 유행하면 금방 간판을 바꿔버리는 전시행정 아니냐”고 말했다. 수 억원 예산을 들여 인프라를 만들어 놓고 고작 5개월 운영한 후 바로 이듬해 사업 내용을 바꿔버리는 정부의 갈지(之)자 행정이 앱 개발자들을 혼란에 빠트린 셈이다.

NIPA 측은 “기존 테스트베드를 바로 없애진 않고 조금씩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