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활동적인 시니어는 건강한 나라의 조건

우리나라 인구 구조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예상은 했지만 노령화 진전 속도가 빠르다. 외국인의 한국 이주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출산율이 계속 낮게 유지되면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1%를 차지한 노인 인구 비중은 2030년이 되면 무려 27%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래서 이제는 노인 세대를 더 세분화해야 한다. 몇 년 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연령별로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으로 나누었는데 응답자 중의 한 사람은 자신은 60대인데 왜 항목에 50대 이상만 있냐고 반문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60대와 70대 이상, 두 항목을 연령 항목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이 이제 90세를 넘겼으니 앞으로 80대 항목 추가도 멀지 않았다.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스마트폰을 많이 보유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많이 사용하면서 `스마트 부머(smart-boomer)`세대라는 별칭이 아예 붙었다. 베이비부머 세대 중 고소득, 고학력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이 매우 세련돼 기존 시니어 세대와는 달리 감성적 소비가 많아 이들을 뉴 시니어(New Senior),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구분 짓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70대가 되어도 활발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인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Bethesda)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하여 의료기관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척에 있는 체비체이스(Chevy Chase)와 함께 미국 전역에서 주민 학력 수준이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일인당 소득 수준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인지 공공도서관에는 책을 보고 비디오도 보는 노인층이 많다. 물론 책과 비디오를 빌려 집에 가지고 갈 수도 있다. 베데스다의 반스앤드노블 서점 내 스타벅스 에 가면 책을 보는 노인을 많이 발견한다. 서점에서 서가 책을 정리하고 고객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직원 중에도 노인이 많다. 젊은 사람만 있는 우리나라 서점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서울 종로 지역의 일부 커피전문점에는 노인들이 오랫동안 앉아 있어 젊은 층이 들어오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분당에는 천장이 높고 널찍한 커피숍이 생겨 노인층이 더 오고 있다.

베데스다 지역에는 예술 영화만을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예술영화관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 노인 부부가 영화관 주요 고객이다. 관람객의 평균 연령은 70세 정도로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예술영화관은 관람객이 적어 운영하기가 힘든데 뉴 시니어가 점차 늘어날 것이므로 앞으로 사업 전망이 그다지 어둡지는 않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찾는 시니어들이 이미 상당수에 이른다.

미국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북리더인 `킨들(Kindle)`로 e북(ebook)을 보는 연령층도 생각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들면 책을 보는 사람이 크게 줄어드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현명한 시니어 세대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성황을 이룰 것이다.

최근에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 가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만나고 참관도 했다. 이곳에 오는 분들은 평균 연령은 70세인데 아주 활발하게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탁구장과 댄스장은 붐볐고, 외부에서 파견되어온 예술 강사가 수업을 하는 연극, 무용, 음악에도 적극 참여하여 발표회도 연다. 시니어층의 활발한 여가활동, 생산적인 문화 활동, 건전한 소비생활, 이들이 모두 모여 건강한 노년을 만든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