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에너지믹스 정책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원자력을 중심으로 로드맵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서울 신촌 이화여대 ECC극장에서 열린 `세계석학 초청 열린환경 토크쇼`에서 패트릭 무어 박사는 원전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는 자리였다.
패트릭무어 박사는 화석연료 의존을 지속성장가능 취약성으로 연결했다. 부존자원 고갈·대기오염·중동지역 분쟁 등 이유로 화석연료는 미래성장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자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어 박사는 “화석연료는 자원의 유한성과 환경오염 문제로 국가 미래보안의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세계 에너지 86%를 담당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무어 박사의 우려는 최근 이란 사태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대부분을 중동지역에서 조달하는 만큼 지역분쟁에 따른 수급불안 문제를 항시 안고 있다. 연일 상승하고 있는 유가와 유연탄 가격을 감안해도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전 육성은 필요하다. 전체 부존자원량으로 따지면 우라늄이 석탄보다 적지만 우라늄을 재처리하면 총량은 100배로 늘어난다.
환경단체들이 제기하는 원전 안전성, 방사능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는 이성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어 박사는 각 에너지원 별 인명사고 통계를 언급하며 환경단체들의 원전 위험성 주장을 일축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쓰리마일·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공식 사망자 집계는 56명이다.
반면 1975년 중국 수력댐 붕괴사건은 2만6000명 사상자가 발생했고 후속여파로 10만여명이 기아로 사망했다. 매년 3000~5000여명 광부가 유연탄을 캐다 사고로 사망하고 있으며 화석연료로 인한 공기오염으로 약 200만명의 조기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전으로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는 혜택도 계산해야 한다. 무어 박사는 원전을 줄이고 에너지 가격을 올리면 소비가 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에너지 빈곤과 격차를 키우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에너지 절약은 가격보다는 습관의 문제이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식량·차량·생필품 등 모든 경제활동 비용이 상승을 불러 사회적 빈곤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견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선 지속 발전과 수급 대응이 가능한 바이오매스·수력·지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재생에너지의 90%는 목재와 수력이 차지하고 있다.
무어 박사는 태양광과 풍력은 투자비가 비싸고 지속적인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목재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매스와 수력을 우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열은 가정시장의 냉난방 부하 대응용으로 보급확산을 제안했다.
무어 박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성장할수록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부지 문제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관련 취약점을 메꾸는 대안으로도 사용부지 대비 발전량이 높은 원전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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