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무어 환경토크쇼]인적실수를 원전 안전문제로 확대해선 안돼

“지난 2월 발생한 고리원전 전력공급 중단 늑장보고는 `사고`라기보다는 `사건`입니다. 작업자의 실수가 분명하지만 그 실수가 원자력 발전 전체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선 안 됩니다.”

패트릭 무어 박사는 고리원전 전원상실에 대해 `사건`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방사능 누출이 없었고 원자로가 정지된 정비시간 동안 일어난 12분간 정전을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그는 이번 사태가 환경단체와 원전 반대론자들의 원전폐기 명분으로 활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무어 박사는 “몇몇 언론보도에서 고리원전 문제를 원전 전체의 안전성 의심으로 접근하고 있고 환경단체들은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관리 시스템과 보고 시스템 문제를 지적해야지 원전을 위험한 설비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무어 박사는 고리원전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각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문제 접근을 요구했다. 그는 “지금 모든 사람들이 허술한 보고체계와 은폐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그 당시 왜 정전공급이 중단됐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기술적 논의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어 박사는 이어 “전기계통은 원자로 내부가 아닌 외부 문제이며 모든 발전설비들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무어 박사는 “고리원전 직원들은 불안함과 수치심에 관련 보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사람의 책임으로 원전 안전성과 무관하고 관련 보고계통 취약은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패트릭 무어 박사는 1971년 국제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 창립멤버로 국제 생태학 분야에서 35년 이상을 활동해 왔다. 현재 그린스피리트 스트래티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린피스 캐나다 대표 9년, 인터내셔널 이사 7년을 지내면서 그린피스 환경 캠페인 정책과 방향성을 주도해왔다. 그린피스가 원자력 기술의 이점과 파괴적 오용을 혼돈하자 의견차이로 1986년 단체에서 탈퇴했다. 이후 원자력 전도사로 활동하며 임업·에너지·기후변화·생물다양화 등 환경 컨설턴트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