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에너지 믹스의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린피스 창설자이자 국제 환경운동가인 패트릭 무어 박사는 15일 이화여자대학교 ECC극장에서 열린 `세계 환경석학 초청 환경토크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무어 박사는 “원자력은 수력과 더불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라며 “한국은 삼면이 바다고 부존자원이 거의 없어 40여년 기술개발을 거쳐 인프라를 확보한 원자력발전이 가장 중요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는 핵무기 제조와도 연계될 수 있어 국제기구와 공조해 재처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무어 박사는 또 중동산 화석연료 수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미국 등 서방의 이란 경제제재와 함께 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정치 불안이 오일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7대 석유소비대국으로 중동산 원유수입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87.1%에 달한다.
그는 “한국의 중동산 화석연료 의존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며 “중동 정치불안이 계속되고 국제유가 급등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한국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중동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생산단가도 낮은 원자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술력과 경제성에서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럽 등 선진국에 맞춰 전력요금을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원자력에서 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300여명의 대학생이 참석해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정책 등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