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자체적으로 수도권 정산을 수행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코레일은 한국스마트카드에 위탁 운영하던 글로리정산시스템을 자체 구축 및 운영해 선불카드 사업을 교통으로 확대할 전략이었다.
15일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정산을 위한 코레일 자체시스템 구축에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승 할인을 위한 버스·지하철 등 다른 교통 데이터를 코레일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등 서울시내 대중교통 운영업체들도 코레일과 데이터 공유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데이터에는 각종 영업비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체 정산시스템이 있더라도 버스·지하철 등 교통 데이터를 공유하지 못하면 환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코레일은 작년 10월 334억원 규모 글로리정산센터 구축 사업자로 삼성SDS를 선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착수 직후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는 수도권통합거리비례제가 시행 중인 상황에서 정산시스템이 복수로 존재하면 데이터 불일치로 대중교통 체계에 혼란이 발생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코레일은 사업 착수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설계 작업만 진행하고 있다. 당초 분석·설계 작업을 4개월 내 완료하고 올해 초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코레일은 최근 정산시스템 위탁 운영 등에 대한 협의 관련 공문을 한국스마트카드에 발송했다.
박정민 코레일 글로리정산센터추진처장은 “협의를 통해 위탁 운영계약이 종료된 내년 이후부터 추가 위탁운영 계약을 할지, 추가 계약 없이 전면적으로 자체 운영을 하게 될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코레일이 한국스마트카드와 진행하는 협의는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다.
감사원도 수도권 정산시스템 자체 구축을 놓고 올해 초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글로리정산센터 구축 사업이 한국스마트카드 사업과 중복됨에 따라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은 내달 초 결과를 발표한다. 코레일은 감사원 결과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코레일 글로리 정산센터 구축 사업 추진 현황
자료:한국철도공사·서울시·한국스마트카드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