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은 지난해 3월 약 1000명에 이르는 영업사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사내 스마트패드 업무 확산으로 영업 경쟁력을 높였을뿐만 아니라 한발 더 빠른 제약 업체로 바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부터 가상화 기술 적용 등 `스마트워크`를 향해 변모해 온 동아제약 업무 현장을 찾았다.
![[CIO BIZ+] 동아제약 `아이패드+구글 맵스=똑똑한 사무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3/257312_20120316104500_008_0001.jpg)
◇임직원 조회부터 영업까지 `모바일`=현재 1000여명 동아제약 영업사원들이 아이패드를 통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앱은 약 10가지다. 임직원 조회부터 실적 조회, 제품 설명까지 기능도 가능하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은 `모바일 세일즈네비게이션시스템(SNS)`이라 불리는 영업지원 시스템이다.
이정일 동아제약 PI팀장은 “모바일 SNS는 아이패드를 기반으로 영업 담당자들이 스케줄 관리부터 지도 찾기, 메신저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앱”이라고 설명했다. 목록에 있는 일정을 드래그해 달력 위에 끌어다 놓는 것 만으로 일정이 생성된다.
월·주·일 단위로 스케줄 관리가 가능함은 물론 거래처 위치 관리를 위해 구글 맵과 연동돼 있다. 클릭 수 기준으로 구글에 비용을 지불한다.
만약 영업사원이 A지점과 B지점을 방문해야 할 때 앱을 통해 스케줄 관리를 하면서 바로 지점 위치를 확인해 지도 위에 색깔별로 자신의 경로를 표시해 놓을 수 있다. 구글 맵스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해 독자적 시스템을 개발, 해당 지점에서 체크해야 할 목록을 지도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듯 적어 놓을 수도 있다. 한 영업사원이 하루 10~20개 거래처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나만의 지도`로 효과적인 일정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 팀장은 “영업 활동에 대한 계획과 실행, 점검이 모두 하나의 앱 안에서 이뤄진다”며 “메신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토크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토크`란 모바일 메신저는 영업사원간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다모(DAMO)`라고 명명된 앱은 지원 조회, 알림사항, 활동관리, 거래처 관리와 고객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한다. 앱에 있는 `e-디테일링 코너`에는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리스트가 있어 원하면 다운로드로 이용할 수 있다.
e-브로셔 앱도 수시로 제품을 시각화해 보여줘야 하는 영업 사원들에게 유용하다. 스마트패드에 즉각 e브로셔를 펼쳐 거래처 눈 앞에 그리듯 약효를 설명할 수 있어서다. 이 팀장은 “스마트폰으로는 화면이 작지만, 스마트패드로는 브로셔를 펼쳐 보여주기 충분하다”면서 “제품별로 앱이 있어 이를 별도로 설치할 수도 있고 동영상도 재생해 제품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화 기술로 `움직이는 사무실` 구현=동아제약은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했다.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로 `리시버(Receiver)` 앱에 접속하면 마치 PC에서 작업하듯 주요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다. 시트릭스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패드로 PC 속 프로그램이 위치한 서버에 접속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아이패드에서는 플래시가 지원되지 않지만 가상화 환경에서는 PC와 같은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면서 “모바일 앱 개발을 완료한 이후 가상화 기술을 추가로 얹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사이버 교육도 리시버 앱을 통해 포털에 접속하면 생생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스마트패드에서 접속하면 교육 동영상을 볼 수 없지만, 가상화 기술로 PC처럼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앱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 제품에 대한 심층 자료도 꺼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패드로는 확인만 할 수 있는 오피스 문서 편집과 수정까지 가능하단 점도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의 장점이다.
이 팀장은 “가상화 환경에서 메신저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 기기도 지원하는 메신저 앱을 별도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가상화 앱에 들어가서만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제 곧 앱 형태로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동아제약 메신저는 통합커뮤니케이션(UC) 기능을 갖춰 상태 확인이 가능하고 사내 인터넷 전화와 무선 전화 모두 연계된다. 메신저에 접속하면 동아오츠카, 용마로지스 등 계열사 직원이 모두 한 부서처럼 이어진다.
빠른 시일내 앱 형태 새로운 메신저가 개발되면 자동으로 메시지가 모바일 기기에 뜨기 때문에 쌍방향 소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동아제약 사내에는 모두 와이파이가 구축, 메신저와 인터넷 전화 등이 연동된다.
◇활기찬 모바일 문화에 중점=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의 정량적 투자효율성(ROI) 산출은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현장 영업 활동 등 실제 업무에 큰 도움을 주면서 직원들이 `반드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중독성`을 갖도록 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다.
이 팀장은 “굳이 원한다면 정량적 수치를 도출할 수 있지만 직원이 중독된 듯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자고 일어나면 저절로 모바일기기에 손이 간다면 그 자체로 큰 목적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보안 강화로 모바일 기기 사용의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정책도 지양한다. 이 팀장은 “모바일 개발은 `사람과 생각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불편을 초래하는 기술은 가능한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성을 더하려고 개발한 모바일 기기에 `보안`을 강조하다 보면 사용자 입장에서 복잡도가 증가해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관리를 위한 강제 보다는 자율적 활용을 더 중시한다는 입장이다. 모바일기기에 지도 솔루션을 연계하는 일부 기업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통해 원들의 동선을 관제하기도 하지만, 동아제약에는 관리보다 자율 기조에 맞춰 이같은 단속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팀장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충성도, 그리고 시스템으로 가장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도록 `결합`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