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해 징수한 국세는 190조원을 넘어선다. 국세 징수규모는 매년 7~8% 증가한다. 징수 제도도 급변한다. 어느 때보다 국세행정시스템(TIS)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현 국세행정시스템이 지난 1997년 가동돼 올해로 15년을 맞고 있다. 시스템 노후화는 물론, 폐쇄형 시스템이어서 오픈 환경으로 구축된 주변시스템과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다. 전면개편이 필요하다. 민간에서 전문가로 영입돼 올해로 3년째 국세청 정보화를 총괄하는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국장)을 만났다.
![[CIO BIZ+]이노베이션리더/임수경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3/16/256900_20120316104502_009_0001.jpg)
국세청이 핵심 IT인프라를 전면 개편한다. 2300억원을 투입 3년간 차세대 TIS를 구축한다. 국세청 출범 이래 최대 규모 IT투자다. 임 국장은 “차세대 TIS 구축은 불가피 하다”고 설명한다. 현 TIS는 크게 3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는 시스템 노후화다. 가동된 지 15년이 된 TIS는 국세 제도가 변경될 때마다 시스템 수정이 이뤄져 복잡해지고 무거워졌다. 성능도 한계에 이르렀다. 둘째는 개발언어가 코볼이라는 점이다. 코볼 개발자는 시장에서 찾기 어려울 만큼 줄어들었다. 찾아도 연령대가 높다.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다. 셋째는 메인프레임 기반으로 구축돼 유닉스 기반 주변 시스템과 연동이 안 된다. 데이터 호환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업무가 끝난 밤에 별도 배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긴다. 24시간 온라인 세금 납부가 안 되는 이유다.
국세청 차세대 프로젝트 목표는 통합과 유연성 확보다. 임 국장은 “핵심시스템인 TIS와 주변시스템 통합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두 번째는 급변하는 국세 제도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수출도 목표 중 하나다. 국세청은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도입, TIS를 구축한다. 향후 이를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임 국장은 “여러 나라 관계자들이 우리나라를 방문, 전자 세정을 벤치마킹한다”며 “TIS를 패키지 솔루션화 해 IT기업이 해외 수출하는 데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TIS 구축 사업은 3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올해는 1단계로 분석·설계 작업을 실시한다. 프레임워크와 전산장비도 도입한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SDS를 선정했다.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결정에 따라 유닉스 서버 제품도 곧 선정한다. 4월 사업을 착수한다.
내년에는 2단계로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다. 국세청은 가능한 개발기간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3단계는 2014년부터 2015년 2월까지 진행한다. 3단계에는 테스트와 시범 운영을 한다. 임 국장은 “다른 차세대 프로젝트를 보면 개발기간에 쫓겨 차세대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TIS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6개월간 시범운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과제는 IT인프라 통합 등 16개 추진과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등 32개 이행과제로 이뤄져 있다.
차세대 TIS 사업에는 현업 인력도 상당수 참여한다. 70명으로 구성된 차세대추진단에는 전산정보인력뿐만 아니라 현업 인력도 있다.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사업자를 선정해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변화관리도 프로젝트 초기부터 고민한다. PMO 사업자가 선정되면 변화관리 마스터플랜을 마련한다.
국세청은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로 다른 대형 IT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차세대 TIS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이후 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과 빅데이터 분석이다.
국세청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고민하는 가장 큰 배경은 보안이다. 서비기반컴퓨팅(SB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는 이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한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외부 운영인력 350명을 대상으로 먼저 적용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2만여명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한다.
빅데이터 분석도 차세대 이후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실이 고민할 사항이다. 국세청에 쌓여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 체납률을 낮춰 세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임 국장은 “정형 데이터라 하더라도 상당 수 기업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분석, 활용하지 못한다”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산정보관리실 조직도 시스템 개발 및 운영 중심이 아닌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조직으로 변화시킬 생각이다.
IT역량 강화도 임 국장이 해야 할 과제다. 대부분 공공기관은 민간기업에 비해 IT신기술 도입 및 IT관리 역량이 떨어진다. 이는 공공기관 조직 문화 때문이기도 하다. 임 국장은 “차세대 TIS 사업으로 프로젝트 관리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발주자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세청 IT인력은 350명이다. 임 국장은 IT전문직군제를 두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임 국장은 “IT를 했다고 해서 굳이 IT로 톱(부문장)을 가게 하는 것은 무리다”며 “IT인력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 퇴직 후에도 현업 역량 기반으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비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최근 전 산업에 걸쳐 최대 이슈인 정보보호도 강화한다. 차세대 TIS 개발로 외부 인력이 대거 상주할 것으로 예상돼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외부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정보보호시스템도 구축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임수경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은 1984년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과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1996년 한국전산원(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감리·평가기획부장을 역임한 뒤 2000년 LG EDS(현 LG CNS)로 자리를 옮겨 공공전략사업부문장, 기술대학원장, 기술연구부문장, 사업개발부문장 등을 거쳤다. 2009년 9월부터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