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이 세계 `넘버 원` 발전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국내 발전회사 중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해외사업만으로 충분히 입증되기 때문이다.
남인석 중부발전 사장은 올해 초 국내를 벗어나 아시아를 넘어 세계 `넘버 원` 화력발전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20년에 사업 규모는 국내 넘버 원, 사업 수익성은 아시아 넘버 원, 발전기술은 세계 넘버 원이 되겠다는 목표다.
사업규모는 2020년에 총 설비용량 30GW(3만㎿·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6GW)로 끌어올려 매출 1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수익성은 해외설비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투하자본수익률(ROIC)을 8% 이상 끌어올려 아시아 `넘버 원`을, 발전기술은 500㎿급 표준 석탄화력 가동률을 96% 이상 실현해 세계 `넘버원`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발전 리더십 확보 △국내외 신사업 다각화 △저탄소 녹색 성장 △글로벌 경영체계 구축 등 4대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경영체계도 마련했다.
중부발전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내실부터 다지면서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토대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내실부터 `탄탄하게`=중부발전은 국내 리더십 확보를 위해 국내 화력발전 단위호기 최대 용량인 1000㎿급 발전설비인 신보령화력 1·2호기를 처음으로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설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능력을 갖춘 고효율 설비를 건설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중부발전은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분사할 당시 발전설비 용량 6646㎿를 시작으로 보령복합·인천복합(1·2호기)·제주내연(1·2호기) 등 지속적인 건설 사업을 이어갔다. 이후 2008년 보령화력 7·8호기 준공을 정점으로 발전회사 최대용량인 9505㎿를 실현하기도 했다.
이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만들어낸 결과다. 최근에는 최장기 무고장 운전 세계기록(보령화령 3호기) 4500일을 달성해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9·15 순환정전 발생 후, 비상시 순발력 있는 대응 시스템으로 개선했다. 주파수 저하 경보장치 등 계통 비상상황 조기 대응 시스템 구축은 물론이고 설비 제작업체 등과 비상복구 별도조직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예지(예방)정비를 위한 신정비관리시스템 구축과 설비상태 진단 전문가 양성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보령화력 3호기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무고장운전 4500일을 달성한 것은 설비 운영 등 노하우와 전문성 있는 인력운영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넘버원` 화력발전회사로 도약은 안정적인 전력공급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올해도 발전설비 최적운영으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고온고압 증기배관 손상예측 상시 모니터링시스템과 설비 운영이력·고장 통계에 기반을 둔 정비체계 구축 등을 통해 비계획 손실률을 전년대비 0.6% 낮출 방침이다. 또 사업소별 건물분야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비롯, 에너지 절감 대책을 수립해 발전소 내 전력도 5% 절감할 계획이다.
건설 중인 신보령(1·2호기)·인천복합화력(3호기)·행정중심 복합도시 열병합발전소 등을 적기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인천·서천 화력 등 노후발전소 대체건설을 통한 체질개선에도 주력하는 한편, 고효율 저원가 발전설비 확충과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대응을 위해 강화조력 등 신재생설비도 확충한다.
탄소시장 진입에 대비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국내 발전회사 중 가장 많은 100만(CO2)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국내 감축사업으로 등록된 보령화력 7~9호기 연소최적화 등 14개 사업으로 탄소배출권 95만톤을 포함해, 보령소수력이나 양양·강원풍력 등에서 15만톤을 각각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도 지난해 129㎿에서 200㎿로 보강할 계획이다. 지자체·민간업체와 공동 투자해 육·해상 풍력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해외사업 진도는 이미 국내 1등=중부발전의 활발한 해외사업은 이미 다른 발전회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인도네시아가 개방한 최초의 민자발전사업 찌레본발전소 입찰에 참여, 2006년 5월 세계 유수의 경쟁업체를 제치고 수주했다. 사업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재원조달에 성공해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30년간 인도네시아에 전기를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되는 기념비적인 일로 평가된다.
2010년 6월에도 인도네시아 탄중자티 발전소 운영사업을 수주, 20년간 안정적인 운영수익이 기대된다.
최근엔 해외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사업도 수주해 세계 조명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인 볼더시 태양광발전사업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3년간의 인허가와 공사기간을 거쳐 2014년 12월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부발전은 말레이시아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사업을 포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시운전 용역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지역 사업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태양광발전사업도 추진하는 등 동남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나미비아 등 해외 풍력발전 시장에서의 사업개발에 박차를 가해 사업지역 다각화는 물론 해외 신재생 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국가를 대상으로 에너지자원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세계적인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2020년에는 연간 600만톤의 유연탄 확보(자주개발률 30%)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추진체계를 보강, 2011년까지 10명이 서울대 자원개발아카데미를 이수하는 등 자원개발 전문인력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호주 물라벤 유연탄광 지분인수사업은 연간 62만5000톤의 유연탄을 확보, 안정적인 연료수급에 기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1년 투자비의 29%인 약 37억원의 수익이 발생해 해외자원개발투자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북미·호주·러시아 사할린·인도네시아 등 지역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이중 일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공기업 본연의 업무인 안정적인 전력공급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사업을 통한 수익창출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중부발전 해외 사업 현황(단위:㎿, 억달러)
자료: 한국중부발전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