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D방송 제휴] IT전문 방송으로 우뚝 `채널IT`

“오늘은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채널IT 간판 프로그램 `생방송 스마트쇼`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월 초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행사장을 배경으로 선 참가자가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SXSW에 출품한 작품, 기술,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채널IT 댓글창에는 “SXSW가 소프트웨어의 줄임말인 줄 알았더니..영 딴거군요...”라는 댓글이 달린다.

20일 국내 유일 국내 유일 정보기술(IT) 전문 24시간 채널 `채널IT`가 개국 100일을 맞았다. IT를 주제로 24시간 채널을 운영하기 힘들다는 우려에도 채널IT는 인기 채널로 자리잡았다. KT IPTV에서는 평균 시청률 22위, 스카이라이프에서는 51위에 올라있다.

위성방송·IPTV 총 540만가구에서 이 채널을 볼 수 있으며 PC와 KT N스크린 서비스 `올레TV나우`를 통해서도 방송된다. 올해 상반기 안에 케이블TV, 스마트폰 앱, 유스트림코리아를 통한 채널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덕분이다. 실시간으로 전세계 IT소식을 전하는 `생방송스마트쇼`,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예능 프로그램과 IT를 접목 시킨 `트루N쇼`, IT산업 전문가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Talk it`, IT 신제품과 서비스를 발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IT스타일` 등 다양한 IT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다. 연간 502편, 465시간 분량 방송을 자체 제작 한다.

채널IT의 가장 큰 강점은 영상으로 IT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 한국HD방송이 직접 제작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외 통신원 제도도 운영한다. 1기 10명, 2기 14명에 이어 해외 통신원 숫자도 점점 늘고 있다.

그만큼 해외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구축되고 있다. 통신원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중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인도 등 전세계 IT 강국에 포진해있다.

전자신문, 엔가젯, 와이어드 등 IT 전문 매체와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교류하고 있으며 영국 BBC의 IT 프로그램 BBC클릭도 한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CNBC, 블룸버그에서도 콘텐츠를 구매해 국내에 있는 시청자의 IT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다.

방송 제작 방식도 혁신적이다. IT발전 속도에 발맞춰 방송 제작 기술도 다양화 했다. 통신원들이 찍은 동영상을 `U클라우드`에 올리면 채널IT 제작진이 내려받아서 편집한다. 스튜디오에서는 스카이프로 통신원을 연결해서 진행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한다.

통신원이 사용하는 기기도 다양하다. 지금까지 방송에서는 적어도 6mm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사용됐다. 채널IT에서는 디지털카메라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스마트패드로 찍은 고선명(HD) 영상도 편집해서 쓴다. 개국 첫날에는 휴대용 비디오 백팩 솔루션을 매고 다니며 방송을 촬영한 화면이 쓰이기도 했다. 이동 통신망과 소형 비디오 장비를 연결하면 곧바로 실시간 방송에서 쓸 수 있다. 중계차 없이도 외부 실시간 중계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다.

문성길 한국HD방송 사장은 “일반적으로 방송 사고를 우려해서 고가, 신뢰성이 담보된 장비만 쓰지만 IT기기 성능이 방송에 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있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며 “인도 통신망이 불안정해 통신원과 접속이 끊긴 사례 외에는 다른 IT기기가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쉬운 내용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방송을 만드는 방식도 쉽게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한국HD방송이 3D 전문 채널 `스카이3D`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안에 따라 3D 방송 제작도 가능하다.

IT를 접목한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눈도 달라졌다. 점점 매니아층이 늘어나고 채널IT 사이트를 찾는 빈도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채널IT도 좀 더 진화한 방향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IT 업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슈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토론장을 만든다. 전문가 대담프로그램 `Talk it`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끝장 토론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한다. 정책 입안자나 전문가를 위한 심층 분석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내용 면에서도 IT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유관 산업과 융합으로 관심 범위를 넓힌다. 건설·제조·의료·자동차 분야에서 쓰이는 IT, IT가 발달하면서 불러올 미디어의 변화도 다룰 예정이다. 지금까지 단말기기 중심으로 내용이 편성됐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관한 방송 빈도도 늘린다. `집단 지성`을 방송에 적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통신원을 국내외로 확대해서 게시판에 정보를 공유하고 평점을 매겨서 방송에 내보낼 아이템을 선정한다. 일명 `프로그램 스토어(가칭)`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 사장은 “1994년 미국에서 통신법(Communication Act)이 발효되면서 한국에서도 방송통신 융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이제야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며 “방통융합 발전 속도와 발맞춰 진화하는 매체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