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산업은 지난 1970년대 태동한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크고 작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현재 명실상부하게 주력 부품 산업으로 성장한 것은 개별 기업은 물론이고 산업계 전반에서 각고의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연중기획-PCB편] PCB 산업 세계 일류를 위한 제언](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3/20/259196_20120320105322_679_0001.jpg)
최근 세계 전자회로 시장은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가 중심이 됐다. 그 속에 한국이 중추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몇 가지 발전 방안을 제언한다.
우선,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스마트 기기 시장이 주는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창출하는지가 달려 있다.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무엇보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원가 절감, 경영 합리화, 기술 개발 등 기초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소재·설비 등 PCB 후방 산업군의 체력을 선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절실하다. 현재 PCB 후방 산업에서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상당 부분 국산화를 이뤄냈다. 그것이 PCB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해외 경쟁국에 비해 미흡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산학연이 합심해 후방 산업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협회도 PCB 후방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전자회로 산업도 이제 한국식 마케팅 관점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해외 사업과 틈새 시장을 발굴해 성장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간 경쟁보다는 대·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해외 시장에서 함께 경쟁할 수 있는 묘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타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국내 PCB 업계에서도 인력 확보 문제는 당면한 현안이다. 전문 인력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의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협회가 국내 연구기관·대학 등과 협력해 인력 양성 지원 사업에 노력을 쏟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지막으로 세계 PCB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에 주목해야 한다. 범용 PCB 시장의 중심축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지 오래고, 고부가 시장에서도 중국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대만·일본에 비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PCB 산업은 국내 전자 업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제품의 경박단소화, 고기능화 추세를 감안하면 산업적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PCB 산업이 세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 산학연관 모두의 힘을 다시 한 번 결집할 때다.
박완혁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회장 wanhyuckpar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