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방시대 R&D허브를 찾아서] 이광식 KBSI 재난분석과학연구단장

“2년 전 천안함 사건을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검증했다면, 국론이 분열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광식 KBSI(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재난분석과학연구단장은 “천안함 사건 당시 국가 재난에 능동적으로 상시 대처가 가능한 분석 능력을 가진 연구기관이 없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사람들의 불신이 국론분열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지방시대 R&D허브를 찾아서] 이광식 KBSI 재난분석과학연구단장

서해안 유류 오염 사고도 같은 관점에서 설명했다. 사후 영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체계가 부실하다보니, 보상 문제 등에서 피해자 고통이 더 컸다는 논리다.

“국가 재난이 일어났을 때 선두에서 재난 원인을 밝히고 영향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분석 결과를 누구나 신뢰하는 기관이 필요합니다.”

이 단장은 그러한 역할을 재난분석과학연구단이 해나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예산과 관련해서 이 단장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업 1차 연도인 올해 예산을 5억원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년엔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2차 연도부터는 50억원 이상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정도 예산은 있어야 분석 인프라를 구축하고 분석법 연구가 가능합니다.”

이 단장은 연구단이 출범하기까지의 뒷얘기도 털어놨다. 재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다른 연구소나 정부부처와 연구분야 중복성 지적 때문에 예산 확보에 이만저만 애를 먹은 게 아니었다는 것.

“업무중복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그 자리서 고개를 끄떡인 뒤 돌아서면 다른 소리를 해대는 통에 마음고생 꽤나 했습니다.”

이 단장은 “일부 정부부처와 출연연에서 재난 연구를 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재난 복구와 같은 현장업무 중심으로 운영되다보니, 기초적인 분석법 개발이나 분석시스템 구비는 미진한 실정”이라며 “첨단분석장비를 기반으로 하는 재난분석과학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